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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박대통령이 방미 전에 풀어야 할 숙제

대통령실

    [행간] 박대통령이 방미 전에 풀어야 할 숙제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는요?

    ◆ 김성완> 어제 인터넷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문제가 아주 뜨거운 논란이 됐는데요. 메르스로 국민 건강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또 해외를 나가야 되겠느냐 이런 여론이 일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방미 전에 풀어야 할 숙제,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메르스 사태가 워낙 커져가지고 이슈고 많이 묻혔는데. 박대통령은 미국으로 언제 떠나는 거죠?

    ◆ 김성완> 11일 뒤인데요. 오는 14일부터 닷새 동안 미국을 공식 방문하게 됩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일정은 이런데요. 워싱턴에 15일 도착을 해서 16일, 다음 날이죠.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있고요.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휴스턴을 방문해서 거기에서 일정을 보낸 다음에 19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이번 방문은 아베 총리를 좀 의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굉장히 극진히 영접을 했지 않습니까? 아베 총리와 각을 세운 박 대통령은 어떤 대접을 받을지, 이번에는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국은 또 어떤 선물을 줄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대북공조, 동북아 국가간 협력, 경제 협력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이렇게 밝힌 상황입니다.

    ◇ 박재홍>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번이 세번째 아닙니까?

    ◆ 김성완> 어느새 벌써 세번째가 됐어요. 사실 첫 방문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거든요. 재작년 5월이었는데요. 그때는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거다,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거다, 이래서 굉장히 큰 관심을 끌었었죠. 그런데 갑자기 윤창중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방미 성과가 거기에 다 묻혀버렸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고요.

    ◇ 박재홍> 그랬죠.

    ◆ 김성완> 두번째 방문은 이듬해 9월인데요. 이게 공식 방문이기는 한데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때는 캐나다 국빈 방문과 UN총회 기조연설 이 두 가지 이슈가 주목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캐나다를 국빈 방문했었거든요. 이것도 화제가 됐었고요. 다자외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UN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해서 당시에 북한 인권문제를 처음으로 언급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이제 이번에 9개월 만에 다시 미국 방문길에 오르게 되는 거죠.

    ◇ 박재홍> 지금 국내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대통령 입장에서는 발걸음이 무거운 미국 방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성완> 발걸음이 무거운 정도가 아니라 발을 떼지 못할 정도가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좀 드는데요.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참 타이밍이 안 좋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안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지난번 중남미 순방, 하필 세월호 1주기 당일날 대통령이 출국을 하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비행기를 묶어두고 난 다음에 출발을 늦추는 상황에서 1주기 추모를 한다, 그래서 팽목항을 잠깐 갔다오기도 하고 그렇게 했는데요. 야당이 그때도 ‘하필 그날 떠나셔야겠습니까?’ 이런 문제제기를 했었고요. 이번에는 또 메르스 사태가 갑자기 터지지 않았습니까? ‘국민의 안전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꼭 미국 가셔야겠습니까?’ 이런 얘기가 지금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방미 전에 첫번째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바로 메르스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에 청와대가 메르스 대응을 잘 했더라면 박 대통령의 발걸음이 지금보다는 훨씬 가벼웠을 것 같은데요. 사실 청와대 대응이 너무 늦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발걸음은 그 어느때보다 무겁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세월호 참사 때와 지금 청와대의 대응이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세월호 참사 때 박 대통령이 침몰 8시간 만에 나타나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 힘든 겁니까?’ 이렇게 묻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메르스가 확산한 지 11일 만에 엊그제 첫 언급이 있었는데, 새벽부터 환자수가 18명이라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었거든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까지 18명이다, 사태가 심각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오전 10시에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이 환자수가 15명이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청와대가 정치투쟁에 매몰이 돼서 메르스 사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왔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문제를 떠나서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는 거니까요. 제가 생각할 때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없이 확산이 된다고 하면 대통령이 방미길에 오르지도 못하는 이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박재홍> 따라서 메르스 확산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고. 메르스 확산 외에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뭐가 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 김성완> 이 숙제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정치와 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 여행이나 휴가를 떠난다 그러면 무슨 일부터 하겠습니까? 제가 만약에 떠난다고 해도 내가 해왔던 일, 해야 할 일부터 정리를 하잖아요.

    ◇ 박재홍> 빈자리가 덜 느껴지기 위해서요.

    ◆ 김성완> 다른 직원한테 민폐 끼칠 수 있으니까 미뤘던 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가게 되는데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은 정반대인 것 같습니다. 산적한 정치현안을 국회에 그냥 던져놓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에도 국회법 처리문제나 총리인준문제를 그대로 두고 떠날 가능성이 좀 높아보이는데요. 여야가 총리 인사청문회를 8일부터 10일까지 열기로 일단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청문회만 끝난다고 해서 총리가 인준되는 것은 아니고 국회 본회의를 열어야 되잖아요. 새누리당은 대통령 출국 전인 10일 본회의 인준이 목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야당은 날짜에 연연하지 않겠다,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날짜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결국 대통령 순방 중에 인준을 하거나 아니면 갔다 돌아오고 난 다음에 인준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국회법 처리 문제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게 총리인준안 하고 같이 연관이 되어 있는 문제인데, 국회사무처가 법안을 송부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지금 열하루 정도 남은 상황 아니겠습니까, 미국 출국하는 게. 때문에 법안을 송달하고 난 다음에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 말지 몰라서 그대로 두는 이런 사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고요.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리모컨을 가지고 가서 국내 정치에 대해서 얘기하고 국회에서 아예 송달도 못하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놓을 가능성까지 있어 보입니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정치적인 숙제를 미국에 가서 푸는 게 아니라 국내 있을때 풀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이번 미국 방문은 숨은 쟁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게 국내 정치하고 외교문제하고 다 얽혀있는데요. 주한미군 탄저균 문제라든가 사드배치 문제, 북한 핵문제, 또 중국과의 관계 문제, 또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이런 말이 있죠.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굳이 제가 설명드리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풀고 대통령이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방미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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