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단 보완요구, 日은 당황한 기색
-등재하되 참상 피해도 함께 담아야
-日 철회 힘들것, 우리가 칼자루 쥐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황평우 (은평 역사한옥박물관 관장)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시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고 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일 양국이 오늘 이 문제를 두고 서울에서 협의를 할 예정인데요. 우리 정부는 일본의 등재를 막던가, 만약 등재를 막지 못한다면 일본 정부가 조선인에게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사실까지도 기록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일제 강제노동 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일까요? 은평 역사한옥박물관의 황평우 관장을 연결하겠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 황평우> 안녕하세요.
◇ 박재홍> 한일 정부가 오늘 만나서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강제노동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제를 협의하게 되는데요.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 거죠?
◆ 황평우> 현재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하기 위해서는 이코모스(ICOMOS)라고 하는 전문가 그룹에서 모든 내용을 결정하는데요. 여기에서 아마 보완하라는 입장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 측에서는 굉장히 위기감을 느끼고 한국 쪽과 협상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등재를 하려고 했는데 관련 역사 사실을 보완하라고 했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보완을 하라는 말인가요?
◆ 황평우> 예를 들자면 현재 일본은 근대산업시설에 대해 굉장히 자국의 입장에서 미화해서 등재를 신청하고 있지만요. 사실은 알고 보면 여기는 모든 강제징집과 징용, 그다음에 살인사건 등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많은 인류의 희생, 특히 우리 조선인에 대한 희생이 많이 있었던 곳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누락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체의 역사를 다 아우를 수 있어야 된다라고 권고를 한 것인데요. 이제 이런 상태니까 일본은 지금 굉장히 다급해져있는 상태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럼 유네스코 관련 전문가 그룹들도 이러한 역사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거네요?
◆ 황평우> 그렇죠, 인지는 했는데요. 사실은 등재를 막아야 하느냐, 아니면 등재를 해야 되냐 이런 단순한 논리에서 우리가 극복을 해야 되는 것인데요. 어느 나라 국가에서 세계유산 신청을 했을 때 등재를 반대하거나 막으면 국제적인 미아로 고립되는 현상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좀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국제적으로 왕따 밖에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안 당하고 정말로 합리적으로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필요합니다. 등재를 하는데 그 대신 일본이 군국주의시절에 강제징집했던 것, 제국주의 시절 역사에 대한 모든 공과에 대해서 다 등재를 하게끔 우리가 계속 동력을 쏟았어야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왕따의 우려도 있습니다마는, 일제강점기 피해자 유족들 같은 경우에는 ‘강제노역도 당하고 죽음까지 당했던 그런 곳을 어떻게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갈 것이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 황평우> 그렇죠.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요. 일제가 미화한 부분에 대해서 등재를 하라는 게 아니라 아우츠비츠 수용소 같은 경우가 있죠. 사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 난 다음에 독일이 제국주의 시절에 유태인들이나 폴란드 사람들에 대해서 핍박했던 치욕의 역사나 인류의 만행을 전 세계인이 알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현재 우리가 일본인한테 강제로 징집당하거나 또 정신대처럼 많은 희생을 당한 것들을 전세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거죠. 이게 무슨 얘기냐면 외국 사람들한테 한일 양국의 몇 십 년 전에 불행했던 과거로만 치부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등재하려고 하면 일본이 등재 자체를 포기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 황평우> 세계유산 등재를 포기하면 일본은 앞으로 거의 영원히 등재를 할 수가 없어요. 제가 하나 예를 들어드리면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아픈 게 있는데요. 설악산이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할 때 사실 우리 측 개발론자들이 세계유산 등재하는 걸 반대했거든요. 세계유산 등재하는 심의장까지 가서 데모까지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때 취소를 당하면 세계유산 등재를 영원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보류를 했습니다. 철회를 했죠. 그래서 일본도 마찬가지로 이번에 등재를 못하면 앞으로 거의 영원히 세계유산을 등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본도 최선을 다해서 등재하려고 할 겁니다. 우리가 이런 상황들을 활용을 해야 되겠죠.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그러한 사실들을 기술을 해서 등재를 하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에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그것을 잘 볼 수 있게끔 되는 방식이 되는 겁니까? 이를테면 기념비나...?
◆ 황평우> 그렇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 일간지에서는 위령비가 있다라고 보도를 했는데 사실 현재 위령비도 없거든요. 세계유산이 되면 여기에서 우리 조선인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는 사실도 알리게 되고, 그러면서 세계유산에 걸맞게 위령비도 세울 수 있을 것이고요. 인류사에 있었던 치욕의 역사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고 그 중에 우리 조선인들이 어마어마하게 희생이 됐다는 걸 외국인들한테 알려줄 수 있겠죠.
◇ 박재홍> 만약에 두 정부가 협의가 잘 안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황평우> 협의가 안 됐을 경우 만약에 일본 요청이 부결까지 된다면 영원히 세계유산 등재를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가장 최악의 상태에서는 등재 철회를 할 수 있는데요. 등재 철회도 쉽지 않은 게, 한번 철회하고 나서 다시 신청하는 과정에서 일본 국내 사정도 굉장히 녹록하지는 않을 겁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세계유산 등재 순위가 밀려있는데 물론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내년에 등재시킨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철회를 하거나 부결이 됐을 때 데미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재시도가 녹록하지는 않을 겁니다. 헤게모니는 우리가 잡고 있다고 보셔야 돼요. 우리 정부가 또 우리의 문화외교가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데 이것을 굉장히 적절하게 잘 활용을 해야 되겠죠.
◇ 박재홍> 한일 과거사 문제 또 외교 문제로 항상 비화가 됐었는데 이번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또 다른 잣대가 될 수 있겠네요.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황평우>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은평 역사한옥박물관의 황평우 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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