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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노선은 뚫렸다… 메르스 '3차' 유행을 잡아라

보건/의료

    마지노선은 뚫렸다… 메르스 '3차' 유행을 잡아라

    전국 8개 시도에 대형병원까지 메르스 전파… 메르스 환자 발생 또 늘어날까

     

    보건당국이 잇따라 방역에 실패하면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시작한 2차 메르스 감염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지역 곳곳까지 메르스 환자가 퍼져나가고 다른 대형병원의 방역망도 속속 뚫려나가면서 3차 유행이 현실화된다는 우려가 깊어진다.

    당초 1차 마지노선이던 '평택성모병원 방어선 구축'에 실패한 보건당국이 2차로 내세운 마지노선은 바로 삼성서울병원이다.

    1차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불거진 감염의심자들의 잠복기가 끝날 때까지 대규모 확산만 막아내면 메르스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건당국은 지난 10일 쯤을 기점으로 메르스 환자가 감소세로 돌아설 거란 전망까지 내놨다.

    삼성서울병원 등을 거쳐간 3차감염자들의 최대 잠복기 14일은 오는 12일로 끝이 나지만, 집중적으로 증상이 발현되는 감염 후 5~10일째 되는 시기는 돌파한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감염자가)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대신 "추가적인 감염이 없다면 지금까지와 달리 (환자 발생 추이가) 감소세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당국의 허술한 방역망에 삼성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들은 이미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있었다.

    국내서 8번째로 숨진 90번(62) 환자는 지난 1일부터 자택 격리 조치를 받았지만, 지난 3일 발열 증상을 보이자 옥천제일의원을 찾아 진료받았다.

    지난 6일에는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이자 옥천성모병원을 방문한 데 이어,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실을 경유해 중환자실로 입원했다.

    89번(59)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다녀간 이후 지난 3일 고열 증상을 보이기 시작, 7일 자진 신고해 격리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증상 발현 이후 나흘 동안 무방비 상태로 김제 지역을 다니며 360여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3일엔 우석병원, 5일엔 미래방사선과의원과 한솔내과의원 등 김제 안에 있는 병원 3곳을 경유했고 이 가운데 한 곳엔 이틀간 입원도 했다.

    서울 양천구의 98번(58) 환자 역시 양천구에 있는 1차 의료기관 두 곳을 거친 뒤 지난 3~7일 메디힐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8일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돼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보건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병원을 전전하는 동안 각각 누구와 접촉했고, 누구를 감염시켰는지 추적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러는 사이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병원은 어느새 전국 8개 시도에 30여 곳을 넘어섰다.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이대목동병원, 여의도성모와 서울성모병원 등 굵직굵직한 대형 병원들도 당국의 방심 속에 줄줄이 메르스에 노출됐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했던 3차 감염 의심자 명단은 893명.

    그나마도 이미 발병사례가 나타난 간병인이나 문병인 등을 제외한 숫자다.

    이를 감안하면 새롭게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대형병원들에서 새로 분류될 감염 의심자만도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도 이번주 내내 메르스 환자가 계속 늘어날 거라고 입장을 바꿨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아직은 잠복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2~3일 정도는 관련된 환자가 발생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인정했다.

    보건당국이 지역 전파를 뜻하는 3차 유행까지 전제로 삼아 방역대응체제를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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