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98번 확진 환자가 다녀간 서울 양천구 '메디힐 병원'이 봉쇄되어 있다.서울시는 메디힐병원을 오는 23일까지 봉쇄하겠다고 11일 밝혔며, 메디힐병원을 방문했거나 치료를 받았던 시민들은 서울시의 메르스 대응 메뉴얼을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제3의 메르스 진원지가 될 우려로 전격 봉쇄 조치된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은 11일 철통보안 속 삼엄한 출입통제가 이어졌다.
메디힐병원은 메르스 98번 확진환자가 전염성이 가장 왕성한 상태에서 3일간 입원하면서 242명과 가까이 접촉해, 추가 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곳으로 서울시가 지목했다.
입구를 비롯한 병원 출입구 곳곳에는 ‘6월 23일까지 출입금지’, ‘방역중’이라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굳게 닫힌 유리 출입문에는 흔히 차량통제용으로 쓰는 칼라콘까지 세워졌다.
입원 중인 79명의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가끔 휠체어를 탄 채 이동하는 모습이 유리창 너머로 비춰졌을 뿐이다.
의료진으로 보이는 마스크 차림의 몇 사람은 데스크를 지키고 있었지만 외부와 접촉은 하지 않았다.
응급실 앞에는 시동 꺼진 앰뷸런스가 주차된 상태였고, 드나드는 응급 환자도 없었다.
병원 뒤편에 위치한 장례식장은 지난 9일부터 운영을 멈춘 상태라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오후 병원이 봉쇄된 줄 모르고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해 한 남성이 찾는 등 이따금 외래환자들이 왔지만, 안내문을 읽어보거나 병원 앞에 대기 중인 취재진들에게 상황을 묻고선 발길을 돌렸다.
병원 인근 의류공장에서 근무한다는 오모(48·여)씨는 "아무래도 병원 바로 옆이니까 다들 긴장하고 찜찜해한다"면서 "메르스 환자가 저와 같은 동네에 사는 것으로 들었는데, 안 불안할 수 있겠냐"고 걱정했다.
또 옆 상가에서 일하는 연모(50)씨는 "버스정류장도 바로 앞에 있지만 요즘엔 빙 돌아서 다른 정류장까지 걸어가 탄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시장-구청장 연석회의를 열고 메디힐병원에 대해 23일까지 입·퇴원을 금지하는 등 영업중단 조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가환자 발생 확률이 매우 높은, 심각한 사태라고 판단했다"면서 "제2의 삼성병원 되지 않도록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