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왼손 투수의 해입니다." 평균자책점 1, 2위를 달리는 양현종, 유희관. (자료사진=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평균자책점 순위를 살펴보면 좌완 투수들의 이름이 많다. 1위 양현종(KIA)을 시작으로 2위 유희관(두산) 등이 포진해있다. 규정이닝을 채운 23명 가운데 외국인 투수를 뺀 토종 선발은 8명. 그 중 5명이 좌완이다. 장원준(두산)이 8위, 김광현(SK)이 11위, 차우찬(삼성)이 14위다.
불펜으로 범위를 넓혀도 권혁, 박정진(이상 한화), 정우람(SK) 등 좌완 투수들이 기세가 무섭다. 정대현(케이티), 김택형(넥센) 등 새롭게 떠오르는 투수들도 좌완이다.
그야말로 좌완 전성시대다.
▲더 날카로워진 좌완 에이스들올해 최고의 투수는 단연 양현종이다. 지난해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해 꿈을 접었다. 대신 약점으로 지적된 체력 훈련에 더욱 매달렸다. 14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1.47이다.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투수가 됐다.
두산은 두 명의 좌완 투수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3년 혜성처럼 등장한 유희관은 올해도 9승2패 평균자책점 3.12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다승 공동 선수에 평균자책점 2위다. 여기에 80억 FA 장원준도 6승3패 평균자책점 3.61로 활약 중이다.
김광현도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역투 중이다. 13경기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3.97로 SK 에이스다.
차우찬은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차우찬은 올해 12경기에 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좌완 장원삼(4승7패 평균자책점 7.63)이 부진한 가운데 삼성 마운드에 힘이 되고 있다.
"불펜도 좌완이 대세예요." 한화 돌풍을 이끌고 있는 필승조 권혁, 박정진, 그리고 가장 강력한 구위를 뽐내고 있는 정우람. (자료사진=한화 이글스/SK 와이번스)
▲불펜 이끄는 좌완 투수들선발 뿐 아니라 불펜에서도 좌완 투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올해 돌풍의 핵 한화는 권혁과 박정진이라는 좌완이 필승조다. 권혁은 54⅔이닝으로 불펜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4승5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 중이다. 마무리 투수치고는 평균자책점이 높지만, 이닝 수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활약이다.
박정진은 불혹의 나이에도 역투하고 있다. 39경기에 등판해 4승1패 10홀드 평균자책점 2.67이라는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39경기는 최다 경기 등판 2위다.
정우람은 올해 KBO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수다. 33⅓이닝 동안 52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부문 2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어지간한 선발 투수들보다 많다. 9이닝 당 14.04개다. 덕분에 최근 마무리 역할까지 맡았다.
이밖에 임정호(NC)는 41경기로 최다 등판 1위다. 심동섭(KIA)도 12홀드(2위),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허리를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다.
▲자라나는 좌완 새싹들올해 떠오르는 영건들을 살펴보면 좌완이 대다수다. 그 중 정대현과 김택형이 선두 주자다. 둘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면서 연일 호투 중이다.
정대현은 2010년 두산에서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그런 정대현이 야구에 눈을 떴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하더니 최근 4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26이닝이나 던졌다. 실점은 고작 6점(5자책). 3승5패 평균자책점 2.98이다. 규정이닝을 채우면 평균자책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제2의 양현종' 김택형은 진짜 루키다. 가능성을 본 염경엽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하루하루 크고 있다. 불펜에서 등판하다가 5월24일 NC전에 처음 선발 등판했다. 6월에는 2경기에 선발로 나서 모두 5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16일 롯데전에서는 선발 첫 승도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