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S 제공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었던 이곳은 몇 년 전부터 찾는 사람이 늘더니 어느새 제주관광 필수코스가 됐다. 3~4년 새 바닷가 주변은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 가득 찼고, 땅값은 30배 이상 급등했다.
정작 월정리 주민들은 이러한 변화가 기쁘지만은 않다. 게스트하우스는 바닷가를 넘어 마을 안쪽까지 들어섰고, 관광객이 밤늦게까지 떠드는 바람에 바쁜 농사철에도 잠을 설치기 일쑤다. 김우일 이장은 "철없는 육지것들"이라고 혀를 끌끌 차며 "차라리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쉰다.
마을이 카페촌화 된 건 비단 월정리 뿐만 아니다. 유입인구 증가로 제주도 카페 수는 4년 새 100여 개(2010년)에서 1000여 개(2014년)로 10배 늘었다. 게스트하우스 수 역시 790개(2010년)에서 1699개(2014년)로 2배 이상 늘었다. 새로운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짓기 위해 제주도는 날마다 공사 중이다.
'소길댁' 이효리가 산다는 애월읍은 한 달에 개인주택 허가만 165건일 정도로 이주민의 관심이 뜨겁다. 소길리와 이웃한 하기리에서 이주민을 위해 만든 공동주택 역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공동주택은 20가구 중 4구가 비어 있다. 마을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금세 떠나는 이주민이 많아서 면접을 엄격하게 보고 대상자를 선발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하가리에서는 700여 년 된 마을의 지명을 외지인이 카페 이름으로 상표권 등록해서 마을 주민과 불협화음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주민이 마을 큰 도로 앞에 집을 짓고 '도로에 트럭이 못 다니게 해달라'고 민원을 넣어 마을과 갈등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