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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감염자' 절반은 '非격리자'… 병 못 막은 '방역망'

사회 일반

    '메르스 감염자' 절반은 '非격리자'… 병 못 막은 '방역망'

    • 2015-06-19 09:06

     

    ■ 방송 : CBS라디오 [하근찬의 아침뉴스] (6월 19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하근찬 앵커

    <헤드라인>

    ▶ 메르스 발생 한 달 동안 만이천 명 가까운 국민들이 격리를 당했지만, 감염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당국의 관리망 바깥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메르스 환자 165명 가운데 의료진도 16명이나 나왔습니다. 병원이 의료진들에게 엄격한 보호장구를 지급하지 않은 때문입니다.

    ▶ 메르스가 내수 경제를 초토화 시키고 있습니다. 음식점과 대형마트 등 매출이 급감하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황교안 총리가 어제 공식 임명된데 이어 오늘은 신임 법무장관이 지명됩니다. 국회는 오늘부터 나흘간 대정부 질문을 벌입니다.

    ▶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오늘 처음 법정에서 격돌합니다.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 오늘도 어제 만큼 덥겠습니다. 오후부터는 곳에따라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

    [하근찬의 아침뉴스 전체듣기]
    <1만 2천명 격리하고도…감염자 56%는 '非격리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이 메르스 확진자인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137번 환자)이 응급실을 들른 것을 확인해 임시 폐쇄했다. 15일 오전 보라매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잠정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메르스 발생 한 달 동안 만이천 명 가까운 국민들이 격리를 당했지만, 감염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당국의 관리망 바깥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현재 메르스에 감염됐을까봐 격리중인 사람은 6,700명이 넘습니다.

    2주간 격리됐다가 증상이 없어 해제된 4,500명까지 감안하면, 한 달만에 만 2천명 가까운 국민들이 격리를 경험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당국의 관리망 안에서 메르스 추가 감염이 잡혀야 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165명의 환자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92명이 이 그물망 바깥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처음에 그물망을 너무 좁게 던진 게 실수였습니다.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만도 확진자 36명 중 25명이 비격리 대상이었습니다.

    당국이 '밀접 접촉' 가설만 믿고 64명만 격리하면서 불행의 싹을 틔운 겁니다.

    느슨한 그물망을 빠져나온 비격리자들 가운데는 삼성서울병원과 대전 건양대병원 등에서 수퍼 전파를 일으킨 14번, 16번 환자도 포함돼있습니다.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도 81명의 감염환자 가운데 무려 50명이 비격리잡니다.

    응급실 내원 환자를 우선순위로 관리한 탓에, 보호자나 병문안객 등 단순 체류자들이 방치되면서 방역이 잇따라 실패한 겁니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민관합동팀에서 점검을 한 결과, 추가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한 명만 놓쳐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메르스 사태.

    하지만 당국이 놓친 92명의 비격리 확진자는 앞으로도 대규모 전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는 한반도… 괜찮다고만 하는 당국>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윤성호 기자)

     

    ▶ 이처럼 방역 실패가 계속되면서 사실상 한반도 전지역이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지만, 당국은 지역 전파가 아니란 입장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재준 기잡니다.

    = 메르스 1차 유행과 2차 유행에서 잇따라 방역에 실패한 당국.

    이는 곧바로 23명의 사망자와 165명의 감염환자, 또 만이천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격리 당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다돼가도록 정부당국의 메르스 위기경보는 여전히 '주의' 단계에 머물러있습니다.

    전국의 동네 의원 여기저기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바다 건너 제주도 대형호텔마저 영업을 정지하는 지경까지 왔는데도, 지역 전파는 아니란 얘기만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격상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WHO에서도 얘기했지만 병원내 혹은 병원간 감염이지, 지역사회에서 전파가 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주의 단계를 고집하는 사이 대규모 3차 유행이 우려되는 전국 병원만도 줄잡아 11곳으로 늘었습니다.

    감염 경로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평택 경찰이 들렀던 아산충무병원만 봐도 상황은 심각하기 짝이 없습니다.

    간호사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다른 의료진 10명도 의심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겁니다.

    메르스로 숨진 70대 여성이 들렀던 강동경희대병원에서도 투석실을 이용했던 백 명 넘는 사람이 졸지에 감염 위기에 놓였습니다.

    응급실 아니라 일반병동 간호사까지 감염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단순 외래 방문자까지 무려 5만명을 뒤늦게 추적조사하게 생겼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병원내 감염일 뿐이라는 당국의 3차 오판이야말로 3차 유행의 진원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끊이지 않는="" 의료진="" 감염…="" 보호장구="" 제대로="" 주지="" 않아="">

    (사진=박종민 기자)

     

    ▶ 메르스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료진 감염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감염된 의료진의 잘못인 줄로만 알았지만, 알고보니 병원이 보호장구조차 제대로 주지 않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지난달 20일 국내에 메르스가 발병한 이후 발생한 환자는 165명, 이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16명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만 의사 3명과 간호사 4명, 또 방사선사와 이송요원, 안전요원 등 모두 10명의 병원 관계자가 감염됐습니다.

    대전 건양대병원 간호사의 사례에서 보듯 보호장구를 모두 갖추더라도 속속 감염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불과 그제까지도 의료진에게 보호장구를 제대로 착용하도록 관리하지 않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입니다.

    "우리가 파악한 것으로는 6월 17일 이전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레벨 D 수준의 엄격한 개인보호구 장비가 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이 돼서…"

    감염병마다 보호구 착용 기준은 정해져 있고, 이번 메르스 사태에는 레벨 D급에 준하는 보호장구를 착용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에게 보호장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단 얘깁니다.

    메르스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의료진마저 지켜주지 않는 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져갑니다.

    <"장은 봐야되는데…" 메르스에 감염된 서민경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평소보다 한산한 명동거리 (사진=윤성호 기자)

     

    ▶ 메르스 사태가 진정은 커녕 계속 확산 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내수 경제를 초토화 시키고 있습니다.

    서민 경제는 메르스에 감염돼 '휘청' 거리고 있습니다.

    김연지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 백화점이나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손 소독제를 바르는 것으론 모자라 물휴지로 손잡이를 닦은 뒤에야 카트를 겨우 잡습니다.

    마스크로 입을 가린 소비자들은 묵묵히 물건을 집은 뒤 계산대로 향했습니다.

    "너무 불안하다. 사실상 방역이 다 뚫린 거잖아. 장은 봐야하는데 내 가족이 죽을 수도 있고 또 내가 죽을 수도 있고"

    "마스크를 집에서도 하고 있어야하는 건 아닌지"

    영세 상인들은 더 문젭니다.

    식당에 손님이 없으니까 식당 주문도 줄고, 각종 축제나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그야말로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손님이 지금 어딨어요, 다들 안 오지 .. 식당 주문도 안 들어오지, 단오 축제, 산악회 모임 다 취소됐다…"

    "매출이 확 줄었다, 안팔려, 힘들지…"

    헐리웃 대작이라 꼽히는 쥬라기 공원이 개봉했는데도 영화관 번호표 대기자 수는 계속 0을 찍고 있습니다.

    "집에만 있기 너무 깝깝해서 나왔다. 안전 수칙 잘 지키면 되니까. 2주 전에도 영화 봤는데 확실히 관객 수가 줄었다"

    메르스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막으면서 여행사, 면세점, 숙박업계는 초비상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70~80% 줄었어요. 외국인 관광하고 학교 수학여행 일정 등도 다 취소됐다 세월호사태 때에는 학교 빼고 일반 관광객이라도 있었는데…"

    위축된 경기는 고용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최근 2주간 공연, 숙박 등 6개 서비스업종의 채용공고가 10.7%나 줄었고 '여행가이드' 분야는 무려 27.5%나 감소했습니다.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생계는 더 막막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과제 많은="" 황교안="" 내각…="" 오늘="" 법무장관="" 지명="">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44대 국무총리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황교안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신임 법무장관을 지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 총리 내각은 메르스 사태를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며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김학일 기자의 보돕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황교안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법무장관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웅 서울고검장,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법무장관 후보군으로 압축돼 박 대통령의 최종 선택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에서도 전남 고흥 출신의 김현웅 서울 고검장이 유력한 후보로 여권에서는 거론되고 있습니다.

    황 총리의 임명과 법무장관 인사는 메르스 총력 대응 과정에서 주춤해진 정치개혁 등 각종 국정과제를 챙기는 신호탄으로 풀이됩니다.

    황 총리 내각에는 무엇보다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메르스 사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켜야할 과제가 부여됐습니다.

    황 총리가 어제 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자마자 달려간 곳도 메르스 진료 현장였습니다.

    황 총리는 자신이 콘트롤 타워가 되어 메르스 종식의 선봉에 서겠다며 그 때까지 무기한 비상 근무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황 총리 내각은 또 메르스와 가뭄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현 정부의 4대 구조 개혁도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런 과제는 조만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황교안 총리 내각이 이런 과제에서 성과를 내느냐 여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삼성과 엘리엇="" 첫="" 심문="">

    (자료사진)

     

    ▶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오늘 법정에서 맞붙습니다.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의 첫 심문이 열리는 건데 다음달 주총 표대결에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됩니다.

    조성진 기자의 보돕니다.

    =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양측의 법률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 오전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진행합니다.

    엘리엇은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중견로펌 넥서스를, 삼성물산은 국내최대로펌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웁니다.

    눈여겨봐야할 쟁점은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적절한가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의 불법 여붑니다.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주식 0.35줍니다.

    삼성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정한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주가와 자산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합니다.

    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행위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삼성이 우호 지분을 늘리려고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 문제가 될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 실장입니다.

    "엘리엇은 (자사주 매각이)금지돼 있지 않지만 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공격포인트를 잡고 당연히 이것을 물고 늘어질 겁니다."

    다음달 17일 주주총회을 앞두고 이번 법원의 판단이 우호세력의 결집에 중요 변수가 될 수 있어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성패="" 전망="" 엇갈려…은산분리="" 완화="" 논란="" 거셀="" 듯="">

    ▶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성공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한도 완화는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국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최승진 기잡니다.

    = 금융위원회는 내년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은행간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핀테크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 설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터넷뱅킹이 매우 발달돼 있고 은행도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등 은행업무 처리에 불편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 은행업무와 차별화하지 않으면 인터넷전문은행이 홍콩과 싱가폴 처럼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위원회 도규상 금융서비스국장

    "기존 은행과 같은 모형이거나 같은 업무를 갖고 기존 은행과 경쟁했을 때는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패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모델 구축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한도를 4%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은산분리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참여연대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 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합니다.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방침을 놓고 앞으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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