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명 추가돼 17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건국대병원 6층 병동이 메르스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방역 허점을 또다시 드러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추가된 확진자 중 170번(77) 환자가 지난 6일 76번(77·여) 환자와 같은 병동에 머무르면서 메르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당시 76번 환자는 응급실에 들른 후 6층 병동에 5시간 정도 머물렀다가 곧장 격리 입원했기 때문에, 170번 환자는 잠깐 사이 메르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건국대병원에서 76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환자는 모두 응급실에서 발생했지만, 병동 격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못해 새로운 '전파 경로'가 추가된 셈이다.
보건당국은 76번 환자가 머물렀던 한쪽 파트에 있었던 환자들은 격리 조치했지만, 맞은편 파트에 있던 6층 병동은 격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76번 환자와 170번 환자가 같은 층에 입원은 했지만, 170번 환자도 중증환자였고 두 분 다 고관절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움직이는 등 동선이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76번 환자가 5시간 정도 체류한 시간과 동선을 파악해서 한쪽 파트를 격리 범위로 설정한 것"이라면서 "그쪽에서는 모두 음성이 확인돼 격리가 해제된 상태인데, 반대편에 있던 환자분이 어제 확인돼서 접촉 대상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일단 6층에 입원했던 환자들을 전부 격리 대상자로 다시 설정, 21일 1인실로 격리 조치했으며 확진자들과 접촉했을 의료진도 파악 중이다.
170번 환자는 건국대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뒤 경기도 구리의 카이저재활병원과 속편한내과 등 다른 의료기관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