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의정부지방검찰청 제공)
저작권으로 등록한 체벌 동영상을 인터넷 카페 회원 1천여명에게 올리도록 유도한 뒤 고소해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형사2부(유혁 부장검사)는 공갈 및 무고 혐의로 A(28)씨를 구속 기소하고 사문서부정행사 혐의로 변호사 B(46)씨를 불구소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또 중국으로 도주한 공범 C(44)씨와 D(44)씨를 A씨와 같은 혐의로 지명 수배하고 외교통상부에 이들의 여권 반납을 요청했다.
A씨와 공범 2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회원 1천74명을 변호사 B씨를 통해 허위 고소한 뒤 170명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3억 2천615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수수료만 내면 저작물 내용에 대한 실절적인 심사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체벌 동영상 80여편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차명 아이디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를 개설한 뒤 불특정 다수를 초대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준회원, 자신들이 자체 제작해 게시한 체벌 동영상들을 다운 받아 5편을 올리면 정회원, 댓글 20개를 달면 우수회원이 될 수 있다고 유도했다.
회원들이 영상을 올리면 이들은 화면을 캡처한 뒤 카페를 폐쇄시키거나 체벌 동영상을 올리라는 공지 글을 삭제해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고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변호사를 통해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B씨는 지난 3월 지방변호사회의 경유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은 것처럼 고소위임장 30매에 컬러 복사한 '경유증표'를 붙여 의정부지검에 접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합의금으로 위자료 50만원 및 체벌 동영상 1편당 50만원을 받은 뒤 자신의 성공보수료 30%를 제외하고 A씨 등의 차명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B씨와도 차명으로 사건수임계약을 하는 등 자신들의 인적 사항과 관련 증거 자료를 철저히 은닉했다.
이들의 체벌 동영상은 학생복 등을 입은 여성의 종아리를 아무 이유 없이 회초리로 때리는 가학적인 준음란물로서 성적 소수자 사이에서 주로 공유돼 왔다.
피해자들은 이 동영상을 본 것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수치심을 느낄 수 있어 이들의 고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방송통신위원회 불법청구팀에 해당 카페 등 관련 사이트의 폐쇄 조치를 의뢰하고 이들의 아이디에 대해 사용중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 현재도 상당수 수사 중인 이들의 허위 고소 사건에 대해서는 각하 처분할 예정이다. B씨가 보관하던 합의금은 피해자들이 돌려 받을 수 있도록 공탁토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