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사실상 기본적인 출범준비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개장' 절차에 돌입한다.
중국정부는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AIIB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한다고 중국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AIIB 창립에 참여하는 57개국 협상 수석대표들은 지난달 말 열린 싱가포르 회의를 끝으로 AIIB 협정문 초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가장 쟁점이 돼온 창립 예정회원국들의 지분율과 의결권(투표권) 배분이 타결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분율이 29.7%에 달하는 중국은 의결권도 25% 이상을 확보해 사실상 AIIB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인도, 러시아, 독일이 각각 8.3%, 6.5%, 4.4%의 지분율을 확보했고, 한국의 지분율과 투표권은 3.74%, 3.5%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협정문 서명식이 끝나면 AIIB는 개장 세리머니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AIIB는 10개 회원국이 협정문을 비준해 의결권을 50%만 넘기면 업무를 시작하며 그 시기는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는 협정문 서명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하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축사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28일부터 제17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한다.
AIIB는 시 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 순방 중 제안한 국제금융기구로 아시아 지역 개도국들의 사회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하자는 목적에서 추진됐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금융질서에 도전하는 성격을 띤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초 500억 달러로 책정된 초기자본금은 참가 희망국이 대폭 늘면서 1천억 달러로 증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