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인문사회계 전공자들을 위한 일자리는 더욱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인구론’, ‘문송’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점에, 문과 취업준비생들은 어떻게 취업시장의 벽을 뚫을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는 총 4회에 걸쳐 취업을 앞둔 인문계 전공자들이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들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수차례 면접에서 떨어진 장 모(26·여)씨는 경쟁이 치열한 취업전선에서 너무나 심각한 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공계도 아닌데다 여성, 게다가 대학 재학 중 결혼해 자녀까지 딸린 ‘대학생 아기 엄마’였기 때문이다.
기혼에 어린 자녀까지 딸린 장 씨는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졌고, 자신감은 바닥을 쳤다. 이 때 만난 이혜원 취업지원관(숭실대)은 그녀의 인생에 전환점을 찾아줬다.
이혜원 지원관은 당시 시중은행들이 시간제 근로자 채용에 나선 점에 주목했다. 비록 당장에 비정규직이었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은행의 시간제 일자리는 아기 엄마인 장 씨의 조건에는 가장 알맞은 일자리였다.
장 씨는 기업 입사서류 작성부터 모의 면접까지 취업지원관의 도움을 받아 우리은행 입사에 성공했다.
◇ 대학 취업지원관 통해 맞춤형 취업 준비 인구론(인문계의 90%가 논다), 문송(문과라서 죄송)으로 대변되는 인문계 취업난을 뚫기 위한 첫 단계는 장 씨처럼 취업지원관과 같은 대학 내의 자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대학 내 취업지원관들은 기업의 채용정보를 시시각각 접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이혜원 취업지원관은 "진로 상담 후 원하는 기업체가 선정되면 맞춤으로 입사 서류 작성을 돕고, 서류 전형이 통과되면 모의면접도 진행해 면접장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훈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졸업과 동시에 LG전자에 입사한 정병준(26세) 씨도 이혜원 지원관의 도움을 받은 케이스다. 정씨는 "취업 스터디는 준비생들끼리 모이다보니 가끔 방향이 빗나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취업지원관은 보다 전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쪽집게 강사처럼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맞춤형 취업 코칭을 해주는 취업지원관들은 각 기업별로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관련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상담 전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사전조사해 오차 범위를 줄이는 것도 한 요인이다.
세종대 배재영 취업지원관은 "주로 워크넷의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나온 객관적인 수치와 학생의 전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업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회성 상담에 그치지 않고 수시로 진로상담을 하면서 맞춤형 취업 가이드를 제공해주는 것도 주효했다.
이혜원 취업지원관은 "보통 하루에 50분씩 7명 정도가 상담을 요청하는데 이미 상담을 받은 학생들도 취업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가이드를 해준다"고 말했다.
◇ 취업지원관, 대학청년고용센터 운영대학들...취업 여건 개선돼
물론 취업지원관을 통한다고 모두 취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취업지원관이 있는 대학의 취업개선률이 일반 대학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학의 취업률 개선율은 0.7% 감소했지만 취업지원관을 운영하는 대학은 취업률 현상유지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일반대학보다 취업개선률이 0.7%p 앞섰다.
또 2012년에는 취업지원관 운영 대학의 취업개선율이 1.9%로 일반대학(0.9%)를 1%포인트나 높았다. 취업지원관은 현재 이화여대 등 전국의 73개 대학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