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황도영 (현수막 주인공, 연대 사학과 졸업)
청년들이 부푼 마음을 안고 학사모를 쓰는 졸업 시즌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세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는 이색적인 현수막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죠. 현수막 내용은 이렇습니다. ‘연대 나오면 뭐 하냐 백수인데.’ 이런 문구가 축구선수 수아레즈의 모습과 함께 걸려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는데요. 지난달에는 구직 단념자가 50만 명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였다라는 통계도 나왔었죠.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에 이런 현수막을 웃어 넘기기에는 씁쓸한 상황입니다. 대학을 나서는 2015년의 청년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화제의 인터뷰, 현수막을 선물 받은 주인공을 만나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졸업생이시죠. 황도영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황도영>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졸업식이 지난 월요일이었죠? 졸업 축하드립니다.
◆ 황도영>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전공은 어떤 거 하셨어요?
◆ 황도영> 저는 사학 전공으로 졸업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럼 현재 취업이 되신 상태인가요?
◆ 황도영> 아니요. 취업이 되진 않았고요. 일단 취업을 특별히 준비한다기보다는 지금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 박재홍> 이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계신데 친구들이 현수막을 이렇게 줬어요. ‘연대 나오면 뭐하냐, 백수인데.’ 보통 응원 문구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문구가 왜 써져 있었을까요?
◆ 황도영> 친구들이 제 졸업을 축하한다고 현수막 같은 것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웃기고 유쾌하게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나오게 된 것 같아요.
◇ 박재홍> 친구들이 비밀리에 준비하신 거고, 이 현수막이 걸리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셨던 거네요.
◆ 황도영> 현수막을 준비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런 내용일지는 생각도 못했죠.
◇ 박재홍> 졸업식엔 부모님들이 함께 오시지 않습니까? 우리 황도영 씨를 위해서 만든 현수막이라는 걸 아셨을 텐데요. 혹시 부모님께서 현수막을 보셨나요?
◆ 황도영> 저희 어머니가 바쁘셔서 졸업식에 못 오셔서요. 나중에 사진으로 보셨고요. 아버지는 신문에서 보셨더라고요.
◇ 박재홍> (웃음) 아들이 굉장히 유명해져서 현수막과 함께 아들이 나온 모습을 보신 거네요. 어떤 반응이셨어요?
◆ 황도영> 뭐 일단 웃자고 한 걸 아시니까 유쾌하게 받아들이셨죠. 제가 시험 준비하고 있는 걸 아시니까요. 그래서 특별히 그런 말씀 안 하셨고요. 옆에 있는 사진이 되게 재미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자료사진 (황도영 씨 제공)
◇ 박재홍> 현수막에 축구선수, 그러니까 선수를 이빨로 물어뜯는 기행을 보인 수아레즈 선수 사진이 있는데요. 왜 하필 수아레즈인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 황도영> 그건 제가 수아레즈를 닮아가지고 그래서 붙여놓은 거예요. 제 사진을 쓰려고 한 것 같은데 결국 현수막에는 수아레스 사진을 해 놨네요.
◇ 박재홍> (웃음) 그러니까 뭐 친구들을 물어뜯는 분은 아니셨죠?
◆ 황도영> 저는 물거나 하지는 않고요. (웃음)
◇ 박재홍> 단순히 외모가 비슷하셨기 때문에 현수막에 그 사진이 었었군요.
◆ 황도영> 그렇죠.
◇ 박재홍> 졸업식, 무엇보다 대학교 졸업식은 20대 초반을 마무리하는 축제이자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행사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은 졸업장을 택배로 받고 오히려 안 오는 분도 많다고 하더군요. 사실입니까?
◆ 황도영> 네. 일단 취업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졸업을 계속 미루거나 하기 때문에요. 취업이 된 상태에서 졸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요즘에 인구론이란 말이 나오고 있네요. 그러니까 인문계열 졸업생 90%가 논다고 해서 인구론인데요. 아무래도 사학과 전공이시기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하실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주변에 실제로 많이 계신가요?
◆ 황도영> 네. 일단 문과 쪽으로 온 학생들이 아무래도 취직이나 이런 것에서는 불리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모든 학생들이 하는 고민인 것 같아요.
◇ 박재홍> 어디에 취업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해야 될 것인가. 이러한 고민들이요.
◆ 황도영> 워낙 또 취업시장이 얼어붙었으니까요.
◇ 박재홍> 이른바 문사철 학문을 공부하고 계시잖아요. 그리고 또 취업이 안 되는 과로도 유명하고요. 어떠세요? 불안하시거나 혹은 나도 그냥 다른 과를 갔어야 했나,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으세요?
◆ 황도영> 제 친구들 같은 경우는 고민이 굉장히 많아요.
◇ 박재홍> 어떤 고민이죠?
◆ 황도영> 일단은 이 전공이 재미가 있어서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재미만 추구하기에는 당장 먹고살 게 걱정이니까요. 아무래도 이 전공 과목을 계속 선택해야 되나, 이걸 살려야 되나 이런 고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 박재홍> 어제 마침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런 말도 했네요. ‘어려운 계층이 많겠지만 올해는 특히 청년층에 집중할 생각이다.’ 정부에서 청년층 실업을 해결하겠다, 이런 발표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어떤 생각이 드세요?
◆ 황도영> 일단 굉장히 반가운 말씀이네요. 청년층에 노력을 해 주신다니까요. 저와 같은 청년 입장에서 감사한데요. 2년 전에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세웠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 학생들이 2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실질적으로는 학자금 대출 같은 것 때문에 빚만 늘어난 경우가 되게 많은데요. 그 학생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지금 시기에 두 번 우는 일은 없었으면 하네요.
◇ 박재홍> 학자금 대출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취업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면 정말 어려울 것이라나 말슴이신데요. 이제 졸업을 하셨잖아요. 현재 어디에 계신 거예요?
◆ 황도영> 저는 졸업은 했지만 학교에 남아서 계속 공부할 생각입니다.
◇ 박재홍> 그럼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계신가요?
◆ 황도영> 아침에 잠도 못 자고 나와서 공부를 이렇게 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열심히 해야죠.
◇ 박재홍> 고등학교 때는 대학 가면 좋은 세상이 올 것 같았는데, 대학 졸업하고 나서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네요.
◆ 황도영> 그러게요.
◇ 박재홍>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