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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상처뿐인 정치실험'

    여성 부지사 1년만에 사퇴유도 "인사실패 자인" 지적도

    6월 30일 열린 김미영 강원도 경제부지사(오른쪽) 이임식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김 부지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했던 여성 경제부지사가 1년만에 사임했다. 사실상 최 지사의 사퇴종용에 따른 결정으로 인사실패를 자인했다는 지적이 높다.

    김미영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30일 이임식을 열고 40년 9개월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김 부지사는 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서간 칸막이 행정을 없애고 양양공항 등 주요 경제정책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보람으로 느낀다"고 소회를 전했다.

    하지만 매끄럽지 않은 임명과 사퇴 과정으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9급 여성 공무원에서 부지사까지 오른 명예는 빛을 바랬다.

    김 부지사의 사퇴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본청은 물론 산하기관 공직자들까지 올해 퇴직을 맞는 1955년생 공직자들의 용퇴를 요구한 방침과 맞물려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산적한 강원도 경제현안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경제수장을 교체한 것은 최 지사 스스로 자신의 결정과 김 부지사의 한계를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영승 강원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여성 부지사를 임명하겠다는 선거 공약에 얽매여 인사를 서두르다 결국 최 지사 본인은 물론 한 여성 공무원까지 다소 명예롭지 못한 결과를 맞게 했다"며 "최근 도지사도 부지사가 3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현 부지사 체제의 문제를 고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두를 것은 서두르지 않고 서둘지 말아야할 것은 서두르는 도정 방식이 패착을 불러온 것"이라며 "앞으로는 신념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결정일 수록 주변의 조언을 많이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 한 핵심당원도 "결과적으로 강원도 특정 공직자의 승진 역할을 한 것 밖에 없다"며 "여성 부지사 임명이라는 상징성에 매몰돼 인재와 인물을 찾는 노력을 다소 등한시 한 것 같다"고 평했다.

    또 "지난해 6월 김 부지사 임명 당시 조례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경제부지사 직책을 정무부지사로 발표했다 도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불신으로 이어져 최문순 2기 강원도정 주요 현안마다 도의회에 발목을 잡히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재선 도정 공약으로 여성 경제부지사 임명을 약속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당시 김미영 보건복지여성국장을 정무부지사로 임명 발표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 영입이 무산되고 관련 조례처리에 앞서 이뤄진 결정에는 사람에 맞춰 자리를 만든다는 '위인설관(爲人設官)' 인사 비판이 일었다.

    강원도는 김 부지사 후임으로 7월 13일자로 맹성규 전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을 내정 발령했다.

    급변하는 정책환경에 능동 대응하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준비와 도정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적임자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1년 전 강원도는 김 부지사 임명 당시 "적임자를 찾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경제분야 전문가를 찾지 못해 김미영 국장을 정무부지사로 발탁하게 됐다"며 "경제 부문은 최문순 지사가 직접 챙겨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부지사는 여성계 인맥이 두텁고 풍부한 행정경험과 추진력을 겸비했고 원만한 대인관계로 특유의 친화력을 갖춰 정무 감각이 요구되는 정무부지사 적임자로 임명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출범한 2기 최문순 강원도정의 경제 수장 인선은 인사와 인재풀의 한계를 이미 인식하면서도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명분에 사로잡혀 1년을 허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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