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당직 인선을 놓고 충돌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여당이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거부권 정국' 속에서 극적인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청와대와 친박·비박 간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야당마저 분열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30일 비노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의 복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의원 사무총장 강행에 대한 반발은 여전하지만, 새누리당의 극심한 내홍과 국회법 개정안 처리 등 엄중한 시기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현실론에 힘이 실렸다.
회의에 참석한 강창일 의원은 이 원내대표가 "내일 최고위원회에 나갈 것 같다"고 했고, 신학용 의원도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여투쟁이다. 최고위에 들어간 다음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앞으로 해결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고 "허심탄회한 보따리를 다 풀어놓고, 앞으로 총선승리를 위해 과제를 공동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의논하는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에게 화해의 물꼬를 트기 위한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모임 직후 이 원내대표는 경기도 부천 원혜영 의원의 집에서 마련된 만찬자리에서 만나 1시간가량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친노·비노 의원 5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러브 샷'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로의 이름을 딴 건배사를 건네기도 했다.
동참했던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완전히 화해하기 전 단계인 것 같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사무총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앞서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를 놓고 적잖게 충돌했다.
이 원내대표 측은 "문 대표가 김동철 노영민 우윤근 의원 가운데 한명을 설득해오면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문 대표 측에서는 "문 대표가 직접 이런 말을 하지 않고 최고위원 가운데 한명이 한 발언이다.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전병헌 최고위원이 중재에 나섰다.
전 최고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서로의 주장이 다 맞을 수 있다. 지나간 일을 가지고 '이 말이 맞다, 저 말이 맞다'고 하는 건 사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문재인 대표가 충분히 오해에 대해 해명할 수 있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에서는 또 정책위 의장에 대해서도 양보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 등 비노 쪽에서는 정책위 의장은 원내대표의 의사대로 인선을 해왔다며 최재천 의원을 정책위 의장으로 요구한 바 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우리 쪽 뜻을 알았으면 알아서 인사를 하면 된다"며 "또 이를 거래하는 모양처럼 비쳐지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NEWS:right}
당 안에서는 이참에 사퇴한 주승용 의원도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지고 있다. 이석현 의원은 "이제는 지도부에 복귀해서 대여투쟁에 힘을 보태고 당내 화합을 이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문 대표 측 인사도 "당내에서는 이 원내대표와 주 최고위원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주 최고위원에 대한 설득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주 의원은 "사퇴한 사람을 왜 자꾸 들어오라고 하느냐"면서 "내가 들어간다고 뭐가 크게 달라질게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