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와의 메르스 합동평가단에서 한국측 단장으로 활동했던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가 "한국이 메르스 사태를 관리하지 못해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고 주장하자, 보건당국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일 브리핑에서 "한국-WHO 합동평가 실시 배경에 관한 이종구 교수의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표명"이라고 반박했다.
당국에 따르면 WHO는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WHO 차원의 최초 상황보고서(Situation Assessment)를 지난달 2일 WHO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보고서에는 "WHO는 한국 정부 및 보건복지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고 정보가 검증되는대로 보고받고 있으며, 높은 보고 수준 덕분에 메르스 발병의 역학관계에 대해 실시간에 가까운 이해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지난달 4일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WPRO)가 한국과 합동평가를 제안하고, 다음날 보건복지부가 합동평가계획을 발표한 것은 메르스 진행상황을 국제사회에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메르스 현황 및 종합대책'토론회에서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 전략이 실패하면서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비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환자 1명이 국외로 나간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정보공개가 늦어져 각 나라가 상황 대처를 못해 국제적 비난을 샀다"고 지적했다.
또 "WHO에서 한국에 평가단을 직접 보낸 것은 보건당국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합동평가단을 꾸리자고 제안한 것은 사실상 사찰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메르스 초기 방역에 실패해 국제적 확산 우려가 있는데도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으니 WHO가 직접 살펴봐야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밝혔다는 얘기다.
또 "WHO가 평가단 활동 뒤 '확산은 줄어들고 있지만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크고 복잡하다'고 표현한 것은 '(한국이) 별로 잘한 것 같지 않다'는 평가의 외교적 수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