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낙동강 중류인 고령교에서 바라본 낙동강이 녹조로 완전히 뒤덮여 있다.
지난 6월 초 낙동강 중류인 우곡교 부근의 강물은 물감을 들이부은 듯 진한 녹색을 띠었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낙동강은 이처럼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다.
4년째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낙동강 녹조 현상이 올해는 대구시 취수장이 있는 강정고령보까지 확대됐다.
◇낙동강 녹조 중상류까지 퍼져..취수장 ‘비상’낙동강이 녹조로 뒤덮인 처참한 현장을 돌아본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올해 낙동강 첫 녹조 현상은 지난 5월 중순 발생했다.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나타난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강정고령보의 경우, 지난해 8월 초에 내려졌던 조류경보 '출현 알림' 단계가 올해는 한달 이상 앞선 6월 30일에 내려졌다.
이곳의 클로로필-a 농도는 지난달 22일부터 2주 연속 20㎎/㎥을 웃돌았다.
1만 8천여개였던 남조류 세포수도 일주일 만인 지난달 29일 2만개를 넘어섰다. ‘조류 경보’ 수준(5000개 이상)을 4배나 넘어선 수치다.
특히 대구 시민의 취수원으로 쓰이는 강정고령보의 녹조 현상은 식수 문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정수근 사무처장은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조류가 강에 대량으로 창궐하니 수돗물에 대한 시민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4대강 이후 느려진 유속 “고인 낙동강 흐르게 해야”
대구지방환경청은 남조류 급증 원인으로 고온 현상과 마른 장마를 주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녹조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환경 전문가들은 ‘느려진 유속’에 방점을 찍는다. 강 곳곳에 쌓은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녹조가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유속은 5배 이상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산국토관리청은 지난달 16일 보 수문을 열어 한꺼번에 물을 방류시키는 이른바 ‘펄스형 방류’를 올해 처음 시행했다.
강정고령보를 비롯해 달성보 합청창녕보 등 낙동강 4개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 약 500만톤을 흘려보냈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