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규완 선임기자
▶ 오늘 뉴스 검색어로 '배신의 외교'로 정하셨네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국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언급한 이후 정치권에서 배신의 정치가 키워드로 자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배신의 외교'라는 말이 나오게 됐습니다.
일본정부가 일본 근대화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결정문에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반영하기로 한 합의서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말뒤집기에 나섰습니다.
forced to work 라는 영어문구 해석을 놓고 "강제노동을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일하게 됐다'라는 주장입니다.
그야말로 물타기이고 외교적 배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제로 일했지만 강제노동은 아니다' 이말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베끼기는 했지만 표절은 아니다', '때리긴 했지만 폭행은 아니다', '결혼은 했지만 유부남은 아니다'라는 것과 같은 말장난입니다.
제가 어제 이 시간에 '용서는 없다'라는 키워드로 일본의 딴소리를 경계해야 한다. 한국민에게 아베는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는데요. 반나절도 안돼 딴소리가 나왔습니다.
청와대와 우리정부는 일본의 국내용 해석일 뿐이라고 애써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딴소리도 거듭 주장하게 되면 공식입장이 되는 것입니다.
국제무대에서 또 뒤통수 맞고 '배신의 외교' 운운하기 전에 우리정부는 강력히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 국내에서는 여전히 '배신의 정치'가 화두인데요. 그 종착역이 여전히 보이지 않네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유승민 몰아내기에 팔 걷고 나선 친박의원들이 정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시한은 오늘까지입니다.
어제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되자마자 유승민 대표의 산소호흡기를 이번에는 떼어버리겠다는 자세죠.
그러나, 유승민 대표는 일체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밝힐 입장이 없다"라는 것이 입장입니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유승민 대표를 다시 만나 명예로운 퇴진을 권유했지만 유승민 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박의원들은 시간이 갈수록 유승민 사퇴론이 명분을 얻고 있다고 보고 의총소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유승민 사퇴논란 초기만 해도 중립적 입장을 취해던 보수언론들이 지난 주말을 고비로 유승민 사퇴에 노골적으로 무게를 싣고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승민 대표로서는 어쨌거나 거취에 관해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 관심 인물로 정두언 의원을 정하셨네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어제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표결 때 여당에서 유일하게 표결에 참여한 사람이 정두언 의원입니다.
정두언 의원은 앞서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이라는 소신대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의 당론은 '표결불참'이었죠.
오똑한 콧날 만큼이나 강단있는 성격을 가진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지만 이후 정치적 부침을 심하게 겪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핵심 측근으로 이명박 정부 초기만 해도 공직인사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기도 했지만,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그 측근인 박영준 전 차관과 갈등을 빚으면서 권력핵심으로부터 멀어졌습니다.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과도 멀어졌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옥살이를 했고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정두언 의원은 "법적으로는 무죄이지만 인생살이에서는 유죄다. 그동안 교만과 증오로 살았다"며 자신의 삶을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여당내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두언 의원의 소신행보,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 오늘의 키워드는 뭡니까?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살려야 한다. 경제민주화!’ 기자회견. (사진=황진환 기자)
= 쥐꼬리 가격입니다. 월급쟁이들이 보통 쥐꼬리만한 월급이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쥐꼬리 가격이 지금 5,580원인 셈입니다. 쥐꼬리 중에서도 가장 작은 쥐꼬리 가격 기준입니다.
바로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인데요. 지금 노동계와 경영계 간에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근로자측은 내년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50.5% 오른 8,400원으로, 사용자측은 0.5% 올린 5,610원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5,580원으로 월급으로 계산하면 한달에 116만 6,000원쯤 되는 셈입니다.
사용자측은 내년에 30원만 올려주겠다는 입장이어서 사장님과 종업원 사이에 최저임금 간격이 커도 너무 크죠. 2,790원이나 차이가 납니다.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한꺼번에 너무 올려도 문제지만 사용자측의 30원 인상론은 사장님들이 너무 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협상이 어제도 4시간만에 결렬됐습니다. 오늘까지는 심의를 마치고 늦어도 이번주까지는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는데요. 쉽지 않아보입니다.
▶ 또 다른 키워드는 태풍이네요?
7월 7일 오전 8시 45분 기준 태풍위치 (사진=기상청 제공)
= 태풍 3개가 지금 한반도 쪽으로 한꺼번에 상륙하고 있는데요.
남부지방은 오늘부터 9호 태풍 찬홈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지금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찬홈은 라오스에서 지은 나무이름에서 따온 이름인데요, 오늘과 내일까지 전국이 장맛비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찬홈이 서해안 쪽으로 직접 지날 경우 오랜 가뭄이 해갈되고 녹조현상도 누그러드는 등 효자태풍이 될 수도 있지만, 강풍과 호우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특히, 10호 태풍 린파와 11호 태풍 낭카도 북상중이어서 당분간 태풍과 장마가 일상생활에 주요 검색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오늘 또 주목해야 할 곳은 어디입니까?
= 미국 백악관입니다. 40년 전까지 적대관계로 전쟁을 벌였던 베트남과 미국의 지도자가 백악관에 만납니다.
베트남의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오늘 베트남전쟁 40주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하는데요. 미국정부는 최고지도자로 예우하며 극진하게 영접할 예정이고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닌 인사를 자신의 집무실에서 영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사실 베트남에서 공산당 서기장이면 실질적인 최고지도자입니다.
미국정부의 이같은 환대는 중국을 의식한 것인데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려면 베트남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국제질서에 영원한 적은 없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