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 삼성물산 주주들, 승계 과정의 합병으로 20% 이득
- 지배구조 개선 위해? 엘리엇은 먹튀 헤지펀드
- 3세 경영이 후진적? 일류 가족경영기업 세계에 많아
- 3세 승계 과정의 일환이긴 하지만 손해보는 이 없어
김우찬 (고려대 교수)
- 합병, 회사와 주주 아닌 이재용을 위한 작업
- 재벌일가의 사익추구행위, 국가경쟁력 약화
- 벌쳐펀드는 채권투자에 해당, 주주인 엘리엇은 달라
- 절차 건너뛰며 삼성 편드는 국민연금, 관련자 책임져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김우찬 (고려대 교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와 헤지펀드 엘리엇의 일전이 내일 벌어집니다.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가 바로 그 자리인데요. 지금 핫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요? 논란의 쟁점은 무엇인지 이 합병에 대한 찬반입장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싱가포르 국립대의 신장섭 교수를 연결하죠.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신장섭>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필요한 이유는요?
◆ 신장섭> 일단 여기서 회사 이름이랑 다 빼고 우선 숫자만 놓고 보자 이거죠. 두 회사가 합병을 발표를 했는데 그 당일에 주가가 각각 15%씩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계속 20% 가량 올라간 선에서 머물렀고요. 그런데 소수주주라고 하는 사람들이 뭔가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고, 그 다음에 그 한 소수주주는 굉장히 크게 잘못됐다고 하고. 그런데 이 소수주주는 일단 그걸로 1000억원 이상을 벌고 있습니다. 뭔가 잘못됐다면서 그 회사에 대해서 소송도 제기를 하고 이것이 불법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20%로 만족하지 않고 더 크게 벌고 싶다는 얘기니까요.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국제 언론들이 이 소송을 제기한 사람을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송을 당한 사람을 거의 일방적으로 비판을 합니다. 국내 언론도 상당수가 소송한 사람보다 소송 당한 사람을 비판을 합니다. 이 상황이 굉장히 잘못된 것 같다 이거죠.
◇ 박재홍> 소송을 한 사람은 여기서 앨리엇을 말씀하시는 것이고 소송을 당한 회사는 삼성을 말씀하시는 거죠?
◆ 신장섭> 네, 아무리 반재벌 정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 관계를 제대로 따지고서 비판해야 하거든요. 손해를 봤다고 그러는데 아닙니다. 3세 승계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아닙니다. 3세 승계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일단 20%를 이익을 봤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3세 승계가 나쁘다 어떻다 이런 것을 떠나서, 그런 사회적 가치 판단을 떠나서, 주가만을 봤을 때 3세 승계와 지주회사 합병에 편승했으니까 이익을 봤는데 지금 이 상황을 거꾸로 얘기를 합니다. 3세 승계 때문에 크게 손해를 봤다? 제가 보기에 20% 이익은 그것 때문에 봤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합병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을 보면 1:0.35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를 저평가한 불공정한 합병 조건이다, 이런 지적은 사실 아닌가요?
◆ 신장섭> 아닙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마치 주식가격이 자산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고 얘기하는데, 절대로 그것은 아닙니다. 자산에 의해서만 주가가치가 그렇게 결정이 된다고 하면 회계법인들이 다 큰 돈 벌어야죠. 그렇지 않습니다. 제일모직은 자산이 별로 없지만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니까 사람들이 여기 삼성그룹의 역량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본 거고, 그것이 반영이 되니까 주주가 올라가고. 구글도 마찬가지고 네이버도 마찬가지고요. 자연스럽게 자산도 역시 막 올라가는 겁니다. 주가라는 것은 이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결과로 봐야 하는 건데, 자산만 봐서 우리가 크게 저평가되고 있다 얘기하는 사람들은 일단 주식시장을 완전히 바보취급하는 겁니다.
◇ 박재홍> 짚어볼 게, 이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될 경우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냐, 이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있는데요.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까?
◆ 신장섭> 당연히 (시너지가) 있다고 봐야죠.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물론 아직 큰 성과는 안 나오고 있지만, 만약 그 삼성그룹이 제조부분에서는 세계적인 역량을 갖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잘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이 올라가지 않겠나, 그런 기대가 조금씩 조금씩 반영이 되는 거죠.
◇ 박재홍> 삼성이 하면 잘될 것이다, 삼성이 하면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그것도 하나의 신화 아닌가요? 검증이 안 된 그런 주장 아닙니까?
◆ 신장섭> 그렇게 따지면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이 다들 판단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봐요. 일단 삼성은 그동안 한국 최고 그룹을 일궜고 삼성전자라고 하는 세계 최대 가장 복합적인 전자회사를 일군 역사를 만들어놨습니다. 그런데 삼성 싫다하는 것 때문에 ‘나는 그거 믿지 않겠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은 할 수 없는데. 제가 이야기하는 건 주식시장이라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 데가 아닙니다. 거기 정말 내로라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오는데 그 사람들이 뭔가 생각하는 근거가 있으니까 주식을 사고파는 거지..
◇ 박재홍> 펀드매니저들의 주장이 항상 옳은 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엘리엇이 또 표면적으로 요구하는 게 삼성의 지배구조를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주장은 우리나라 시민단체나 법조계에서도 계속 나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헤지펀드가 주장했다고 해서 무리한 주장은 아니지 않습니까?
◆ 신장섭> 저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그런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불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엘리엇은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 생각을 하면 자기들이 사회운동을 하지 왜 주식을 합니까? 삼성전자 주식 사지 말아야죠, 그런 쪽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 박재홍> 하지만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안 반대를 행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런 요구가 잘못됐다는 말씀인가요?
◆ 신장섭> 세계적 의결 자문 기관이라고 하는 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자문기관이 아니라 회사입니다. 돈 받고 하는 회사들이에요. 이 건에 대해서 반대의견 내는 ISS 같은 경우에는 현재 소유주가 베스타펀드라고 사모펀드가 갖고 있습니다. 그 사모펀드의 주인들은 80년대의 기업사냥꾼들 출신입니다. 기업사냥꾼들은 기본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하고는 철학이 다릅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업을 잘 키워서 그걸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거고, 기업사냥꾼들을 기업을 막 헤쳐모여 시키는 겁니다. 자산을 이리 팔고 저리 팔고. 그런데 기업사냥꾼들의 이 철학이 지금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하고 철학이 똑같습니다.
◇ 박재홍> 이번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3대 세습을 위한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신장섭> 그 승계 과정에서 일어난 사실이라는 것은 맞죠. 그것은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인데, 제가 얘기하는 것은 그 과정이 이 건에서 누구를 손해보게 했냐 이거예요. 실질적으로 삼성물산의 경우 제가 보기에는 주주들은 이익을 봤습니다. 3세의 경영이다, 결국은 가족경영 기업이 뭔가 큰 문제가 있고 그 경영권을 승계를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가족경영이라는 게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박재홍> 우리나라 재벌가 중심의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최소한 20%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 신장섭> 말도 안 되죠. 일단 한국의 지배구조가 후진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선진적, 후진적 지배구조가 뭔지 명확하게 얘기하라고 해보십시오. 그 다음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특히 좋은 기업들은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아서 50, 60%가 외국인 주주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다 바보입니까? 시민사회에서 말씀하시는 것에 대해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거기에 대해서 제가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주식투자를 하시는 분이 그 회사의 주식을 산 다음에 이거 문제 있다, 나는 이거 고치러 들어왔다, 저는 그것은 아니라 이거죠.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신장섭>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싱가포르 국립대의 신장섭 교수로부터 삼성 합병에 대한 찬성 입장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들어보죠. 경제개혁연대의 경제개혁연구소장,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의 김우찬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우찬> 안녕하세요.
◇ 박재홍>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 반대하시는 이유는요?
◆ 김우찬> 제가 보기에는 이번 합병건은 3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두 회사가 합병을 하려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 되는데 이에 대한 삼성측의 설명이 별로 설득력이 없고요. 두번째는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저평가되고 있는 시점에 그리고 제일모직은 고평가돼 있는 시점에서 합병비율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합병의 의도, 목적이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합병을 하려면 회사 또는 주주들을 위해서 합병을 해야 되는데, 이번 합병건은 다분히 이재용 씨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합병이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합병건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합병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먹튀로부터 기업을 지켜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럼 이런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 건가요?
◆ 김우찬> 그렇죠. 지금 국익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용 씨 일가가 (3대 세습이라는) 개인적인 이익을 그 가져가느냐 아니면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익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이런 합병이 일어날 경우에 우리 경제는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십니까?
◆ 김우찬> 결국 이번에 합병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일개 재벌 일가의 사익추구 행위를 막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고요. 그것은 우리나라의 기업체질 구조를 개선시키거나 건강한 자본시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굉장히 요원하다라는 것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국가경쟁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 박재홍>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우리 국익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계시네요. 그런데 이제 삼성물산 홈페이지에 보면, 이 투기자본 엘리엇을 설명할 때 ‘아르헨티나를 재정위기에 빠뜨렸다. 그리고 내전 중인 콩고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금까지 빼먹을 만큼 독한 존재다’ 이렇게 묘사를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투기자본으로부터 우리 국내 기업을 보호해야한다는 논리도 성립하지 않을까요?
◆ 김우찬> 벌쳐펀드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데요. 지금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주식을 갖고 있는 벌쳐펀드로서 하고 있는 게 아니고요. 벌쳐펀드는 기본적으로 채권투자를 할 때 쓰는 전략입니다. 지금은 주주이고요. 주식을 샀고요. 주주로서 정당한 몫으로 내고 있는 것이죠. 그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엘리엇이 우리나라 기업 재배구조 개선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주주의 목소리의 내는 것이 본의든 아니든 간에 우리나라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럼 이번 주총에서 엘리엇이 승리하는 게 우리 경제에 당장 약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판단을 하시는 거네요.
◆ 김우찬>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합병이 만약에 회사를 위한 합병이 아니라면 이게 부결되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 좋은 것이고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가치를 보전하기 때문에 좋은 것이고. 또 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헤지펀드 엘리엇이 결국 노리는 것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다. 그리고 엘리엇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면 결국 이득을 먹고 튈 것이다, 이른바 먹튀논란도 있는데 이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요?
◆ 김우찬> 엘리엇은 헤지펀드입니다. 헤지펀드는 기업 인수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회사가 합병하는 경우에 그 피합병회사의 주식을 매집을 해서 합병에 반대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번에 사용하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엘리엇에 의해서 삼성물산에 적대적으로 인수합병된다, 이것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관심은 이제 내일 주주총회인데. 내일 결과에 힘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내부적으로는 삼성 합병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 이런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우찬> 이건 제 해석으로는 아무래도 삼성측의 요구가 있었을 것 같고요. 그 압력에 굴복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재용 씨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수많은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죠. 더더구나 이것은 외국인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 이미지에도 크게 손상을 입혔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이런 결정을 내린 국민연금의 기금운영본부장, 그리고 이 결정을 용인한 보건복지부의 관련자들도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김우찬> 감사합니다.
◇ 박재홍> 경제개혁연대의 경제개혁연구소장으로 있는 고려대학교 김우찬 교수였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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