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품행사에서 경품을 빼돌리고 수백만건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보험사에 넘긴 업자들이 무더기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측은 매장만 빌려줬을 뿐 직접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형사 책임을 면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고객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경품을 빼돌린 혐의로 경품대행전문 P업체 대표 서모(41)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또다른 M업체 대표 전모(59)씨 등 8명을 불구속기소, 14명을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P업체측은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보험사 3곳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이름, 성별, 나이, 연락처 등 467만건의 고객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업체는 본인이 직접 당첨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당첨자들에게는 아예 경품을 지급하지 않거나 실제 당첨자의 인적사항을 허위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경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M업체도 2012년 1월 보험사 2곳으로부터 위탁받아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경품행사를 대행하면서 1등 자동차경품 1대를 빼돌리고, 고객정보 22만건을 불법 수집하다 적발됐다.
이번 건은 시민단체가 경품행사와 관련한 개인정보 침해 혐의를 밝혀달라며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고발한 것을 계기로 수사가 진행됐다.
다만, 합수단은 이마트, 롯데마트 및 보험사가 회사 차원에서 경품 조작에 직접 관여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합수단 관계자는 "경품 행사의 주관 및 개인정보 수집 주체는 보험사들이고,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보험사에게 매장을 빌려준 것에 불과해 혐의없음으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합수단은 수사 과정에서 이마트 직원들의 수억원대 비리 혐의도 적발했다.
합수단은 광고대행업자로부터 광고 관련 청탁과 함께 9억9천여만원, 19억4천여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 등으로 이마트 법인팀장 이모(41) 전 과정과 브랜드전략팀 김모(43) 전 과장을 각각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이마트 매장에 카드 모집 영업을 묵인하는 대가로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는가 하면, 회사 몰래 4억여원의 광고비를 중간에서 착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 전 과장은 경품바꿔치기에 가담해 1등 자동차 경품 3대를 빼돌리기도 했다. {RELNEWS:right}
이밖에 합수단은 보험사 한 곳에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은 회원정보를 제공하면서 동의가 철회된 798건의 고객정보까지 끼워넣은 혐의로 이마트 담당팀장이었던 한모(47)씨와 이마트 법인을 약식기소했다.
또, 포인트 지급 명목으로 고객 동의 없이 롯데마트측에 수천여명의 비회원 정보를 넘긴 혐의로 보험사 담당 직원들을 약식기소했다.
합수단은 "대형 유통회사와 보험사간에 고객정보를 불법거래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렸고, 경품행사에 있어서 경품조작 등 고질적인 문제를 재차 확인했다"며 "고객정보를 좀 더 안전하게 취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