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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경품 빼돌리기 실체 "당신은 속고있다"

사회 일반

    대형마트 경품 빼돌리기 실체 "당신은 속고있다"

    -빼돌린 경품, 현금으로 바꿔 물쓰듯..
    -개인정보, 건당 4,500원까지 받아
    -경품행사, 한번에 10억 남기는 장사
    -경품 사기, 홈플러스만의 문제 아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대영 (홈플러스 노동조합 부위원장),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

    여러분 평소 대형마트 이용하실 때 경품행사에 응모해보셨습니까? 경품이라고 하면 보통 가전제품이 많지만 요즘은 해외여행권, 고급자동차. 심지어 아파트를 경품으로 거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며칠 전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의 직원이 경품행사를 조작해서 1등 상품, 외제차 넉 대를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이른바 경품사기극을 벌인 건데요.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품행사의 근본 목적이 바로 고객들, 개인정보를 획득하는 거였다는 사실이 새로이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경품행사의 실체를 엿보게 해 주는 이번 사건 좀 집중적으로 짚어보죠. 먼저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부위원장이세요. 최대영 부위원장 연결돼 있습니다. 최대영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최대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먼저 이번 사건, 짧게 요약을 하자면 어떻게 된 건가요?

    ◆ 최대영> 홈플러스에서는 매년 3, 4차례 경품행사를 합니다. 고가의 상품을 1등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홈플러스 내부의 한 직원이 경품행사에 친구 명의로 응모한 다음에 경품 당첨을 담당하는 외주 업체에 대신 응모한 친구를 1등을 뽑으라고 강요한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직원의 친구는 명의만 빌려준 거고요. 결국 그 상품은 홈플러스 직원한테 갔다는 얘기네요?

    ◆ 최대영> 네. 그게 며칠 전 언론 보도에 한 4건 정도 보도가 됐습니다.

    ◇ 김현정> 똑같은 직원 한 명이 1등 상품 4대를 그렇게 계속 자기가 가져갔어요. 그럼 그 차는 자기가 타고 다닌 거예요? 어떻게 한 겁니까?

    ◆ 최대영> 그 차를 수령해서 바로 처분을 한 거죠. 그래서 한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정도의 현금화를 해서 개인적으로 횡령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네 번이나 그런 짓을 하는데 회사에서는 의심을 안 합니까?

    ◆ 최대영> 저도 그게 제일 의문인데요. 관리구조가 아예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실 여러 해의 경품행사가 경품을 주기 위한 행사이기보다는, 회사가 다른 의도가 있고 거기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다시 말하면 어떤 고객이 경품을 타가는가,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경품 행사를 통한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 다른 목적이라는 게 뭐죠?

    ◆ 최대영> 경품 행사의 진짜 목적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있고요. 이를 이용해서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제일 문제인 거죠.

    ◇ 김현정> 경품행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얻는다는 건 그러니까 우리가 경품을 응모할 때 종이에다가 주소, 이름, 전화번호 적고. 이런 정보요?

    ◆ 최대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걸 가져다가 뭐합니까?

    ◆ 최대영> 보시면 보통 경품행사 종이가 조그마하잖아요. 거기에 보면 개인정보동의라는 게 굉장히 깨알같이 쓰여 있기 때문에 잘 보지 못하시는데요. 보통 개인정보 제공범위가 보험회사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마케팅에 활용하도록 데이터를 보험회사에 넘기게 되고요. 거기에서 나오는 한 사람당 개인정보 데이터 비용을 홈플러스가 온전히 자기 수익으로 가져가고 있는 거죠.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적는 그 정보를 마트에서만 쓰는 게 아니라 보험회사에 넘겨요?

    ◆ 최대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보험회사는 건 당 얼마 정도를 지급합니까?

    ◆ 최대영> 그래서 개인 동의가 돼 있는 거 있잖아요. 그거는 개인당 2천원에서 2천 8백원 정도에 넘어가고요. 혹시 체크를 하지 않으신 분들한테는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개별 동의를 받고요. 이런 것들은 4천 2백원에서 4천 5백원으로 판매가 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경품행사를 한 건 하게 되면 100만 명 정도의 응모 규모가 됩니다. 그래서 한 건당 약 1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거죠.

    ◇ 김현정> 그럼 마트는 완전히 님도 보고 뽕도 따내는 거네요? 홍보는 홍보대로 하고 또 수익도 챙겨가고요.

    ◆ 최대영> 홍보의 목적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수익 모델로 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런가 하면 직원이 경품 가져간 정도의 사기는 아니지만, 당첨자가 전화를 안 받는다는 이유로 경품을 안 준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고요?

    ◆ 최대영> 사실은 경품 지급 자체가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고요. 2011년부터 경품행사를 해 왔는데요. 유독 1, 2등에 대해 지급이 안 된 건수가 4, 5차례로 좀 많아졌습니다. 보니까 연락을 제대로 했다고는 하는데요. 막상 언론사가 취재를 해 보니 1등 당첨자들한테는 연락이 아예 오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요.

    ◇ 김현정> 전화를 걸었다는 사람은 있는데, 받았다는 당첨자는 없는 거예요.

    ◆ 최대영> 네. 보통의 경품 같으면 1등이 연락이 안 되면 차등을 뽑잖아요. 그런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고요. 문자를 보내든지 이런 행동이 전혀 없었던 거죠.

    ◇ 김현정> 전화를 한 번 해서 안 받으면 문자를 남길 수도 있고, 주소를 적었으니 우편을 보낼 수도 있고요. 사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을 텐데, 그런 적극적인 행동이 없이 미지급으로 넘어간 케이스가 한두 건이 아니라 꽤 많다는 말씀이세요.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니까 회사 측에서 과거에 연락하지 않았던 당첨자들에게 한꺼번에 연락을 돌리기도 했다면서요?

    ◆ 최대영> 네. 자신들은 이걸 지급보류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당황스럽고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구요. 가장 큰 문제가 됐었던 다이아몬드 당첨자한테도 갑자기 연락이 가기 시작한 거죠.

    (자료사진)

     



    ◇ 김현정> 알겠습니다. 홈플러스 노조 측에서도 이런 사실을 알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내신 걸로 아는데요. 오늘 이렇게 말씀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대영> 네.

    ◇ 김현정> 홈플러스 노조 최대영 부위원장 이야기를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과연 홈플러스에서만 벌어지는 걸까요? 다른 곳은 믿을 수 있는 건지 참 불안해지는데요. 한국소비생활연구원 김연화 원장 연결합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연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사건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직원이 경품 타간 케이스. 이건 분명한 사기고요. 둘째, 경품 당첨자에게 경품을 제대로 전달 안 한 것. 이건 연락을 안 받아서 해명은 하고 있습니다마는 좀 미심쩍은 거고요. 마지막 문제는 이 경품을 통해 얻은 응모자들의 개인정보를 모두 보험사에 팔아넘겼다는 건데요. 이번 사건 어떻게 바라보셨어요?

    ◆ 김연화> 그동안에 우리 소비자들이 경품에 대해서, 과연 저게 소비자들한테 제대로 전달이 될까 하는 그런 우려를 하던 것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결국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거죠.

    ◇ 김현정> 특히 종이에 보면 조그맣게 ‘제3자에게 개인정보 제공하는 데 동의한다.’ 이런 게 고지가 돼 있었다는 건데요. 사실은 그걸 유심히 본 고객도 많지 않을 것 같고요. 봤다고 하더라고 내 정보를 돈 받고 다른 곳에 팔아도 좋다, 이런 의미로 해석하는 고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거든요.

    ◆ 김연화> 그렇죠. 유통업체를 믿고 일종의 동의도 해줬을 거고요. 또 아울러서 그게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도 전혀 생각하지를 못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면 적어도 그런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동의한다고 했을 때, 그 제3자가 정확하게 알려줄 이런 의무가 있지 않은가.

    ◆ 김연화> 그렇죠. 어떤 대상에 어떻게 쓰인다는 것도 명시를 해줘야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이게 어떻게 보면 법적인 허점을 노린 것이 될 수도 있네요.

    ◆ 김연화> 그렇죠. 그래서 앞으로는 예를 들어서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데다가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을 해서요. 우리는 적어도 이런 경품을, 어느 정도 액수까지 하면서 어떤 절차를 거쳐서 할 것인가 라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도록, 이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놓는 게 필요하고요.

    ◇ 김현정>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까? 정부의 관리단속이 전혀 안 되는 건가요?

    ◆ 김연화> 지금 현재는 그런 게 없죠. 액수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절차상에 있어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 가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업체에 있어서도 예를 들어서 외부의 소비자 대표라든가 이런 곳을 엄격하게 두고 감시·견제할 수 있는 기구를 하나 만들어서 이런 것이 투명하게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불투명한 구조에서 도대체 누구한테 가는지, 소비자들은 의심을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자꾸 참여하게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이번 사건을 보면서 과연 이것이 이 홈플러스 지점만의 일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김연화> 이건 홈플러스 지점만의 일만은 아니고요. 다른 유통업체에서도 이런 일이 많이 생기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고 과연 저런 경품행사들이 어떻게 잘 되고 있는지 한 번 좀 짚어봤으면 좋겠다는 상담들도 해 온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참 허무하기까지 한 경품행사 응모였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죠.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의 김연화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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