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숨지기 직전 자료를 삭제했지만, 국정원에서 자료 삭제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자료는 국가기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급 기술직인 임씨가 상부의 지시를 받고 자료삭제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임 과장이 자살하기 전에 (해킹 사건 검증을 위한) 국회 정보위 현장검증을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정통한 한 인사는 2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 자료를 서버에 저장하면 열람자체도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만 할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삭제는 불가능하고 만약 삭제를 했다면 상부의 지시를 받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4급 기술직인 임씨가 상부의 지시 없이 자의적으로 자료를 삭제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정보기관인 국정원에서 어떻게 자료를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겠느냐"며 "국정원은 보안이 철저해서 USB(이동식 저장장치) 등으로 자료 복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부에서 '기술적으로 지워야겠다'는 오더가 떨어지면 임씨는 기술적으로 실행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도 임씨에 대해 "해킹 장비의 '조작자'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임씨가 자살 전 4일간 밤을 새가며 국회 정보위 현장검증에 대비해 작업을 했다는 점도 '윗선 개입'의 가능성을 짙게 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임씨가 이탈리아 해킹팀의 유출된 자료를 서버에서 돌려보느라고 밤낮으로 일했다"며 "이는 현장검증에 앞서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