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청주CBS 장나래 기자
청주에서 발생한 6세 남아 살인 사건의 범인은 예상대로 아이의 어머니 양모(34)씨였다.
양씨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가정불화와 우울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 18일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양씨는 6살 난 아들의 보육 문제로 남편 김모(32)씨와 다툼을 벌였다.
감정이 격해진 남편은 이때 집을 나간 뒤 찜질방을 전전하며 귀가하지 않았다.
아들과 남겨진 양씨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산후 우울증을 앓았던 양씨는 3개월 전 또다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해 오던 상태였다.
결국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양씨는 다음 날인 19일 스스로 자신의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하는 참극을 벌였다.
자신에게 막말을 한 남편이 원망스러워 아들과 함께 세상을 뜨려 했다는 게 경찰에서 한 양씨의 진술이다.
양씨의 남편에 대한 원망의 흔적은 집안 곳곳에서 발견됐다.
집안 벽면 등에서 '너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는 등 양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귀 여러 개가 발견된 것이다.
양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남편에 대한 원망을 감추지 않았다.
25일 오전 10시께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에서 청주 청원경찰서로 압송된 양씨는 취재진에 "(남편이)자기는 평생 안 볼 수 있다며 아이와 둘이 나가 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에 대한 원망이 가장 컸다. 자살을 결심한 뒤 혼자 남게 될 아이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을까 봐 일을 저질렀다"며 눈물을 흘렸다.
양씨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는 도피 생활을 하던 중에도 계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양씨는 "아이를 따라 죽으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