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복통으로 대전의 한 대형병원에 내원했던 환자가 의사 앞에서 구토를 하고 수술을 받은 뒤 돌연 숨져 유족들이 의료사고를 주장하고 나섰다.
유족들은 병원이 심각한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결국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들과 병원에 따르면 정모(73) 씨는 지난 4월 9일 단순 복통으로 대전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피 검사 등 다른 수치들이 모두 정상으로 나왔고 다만 X선(X-ray) 촬영 결과 장에 변이 차 있다는 소견에 따라 2번에 걸쳐 관장을 받았다.
이후 정 씨는 전문적인 진료를 위해 외래 예약을 한 뒤 다음날 다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진료를 위해 들어간 의사 앞에서 정 씨는 돌연 구토를 했다.
병원은 정 씨를 입원시켰고 이후 또 한 차례 관장이 진행됐다.
관장 외에 다른 검사는 일체 진행되지 않았다는 게 유족들의 설명.
당시 정 씨의 혈압은 70/45으로 정상 혈압인 120/80에 한참 미치지 못했고 관장 이후 탈진 상태에 빠졌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이후 정 씨는 밤새 고통을 호소했다.
수차례 담당 의사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지만, 의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정 씨가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하자 다음 날인 11일 CT 검사를 통해 장에 천공이 생긴 것이 발견됐다.
긴급 수술이 편성됐고 장 절개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을 마친 뒤 중환자실에서 보름여를 보낸 정 씨는 일반병실로 옮겨진 뒤 상태가 호전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수술 60여 일만인 지난 6월 17일 숨을 거뒀다.
정 씨의 직접적 사인은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패혈증.
유족들은 병원의 환자 방치를 주장하고 있다.
의사 앞에서 구토하고 입원한 뒤에도 고통을 호소했지만, 단 한 번도 회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유족은 “가장 안타까운 점은 누가 봐도 위급한 환자였는데 병원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환자를 방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장에 천공이 생긴 것과 관련해서도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된 관장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유족은 "고인이 수술을 받기 직전 제대로 대변을 보지 못했고 관장도 담당 의사가 아닌 레지던트에 의해 진행됐다"며 "천공은 변이 심하게 굳었거나 아니면 무리한 관장 때문에 생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일정 부분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환자 방치는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외래 방문 이후 정 씨의 콩밭과 관련된 기능이 너무 낮아져 하루 정도 상태를 지켜봤다"며 "정 씨가 아니라 다른 환자가 똑같은 상태로 내원을 했더라도 의학적으로는 같은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의료진도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법률적, 의학적 판단에 대한 자문을 구해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관장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변이 정체됐던 부분이 관장에 의해 천공이 생길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또한 관장으로 천공이 생길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