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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6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 등이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전문가 기술간담회'를 열기로 잠정합의한 가운데 국정원이 야당이 간담회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은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자살한 국정원 임 과장이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등 6개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정원은 '파일을 모두 지웠다'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삭제됐다고 주장하는 파일은 기술적으로 삭제가 불가능한 파일"이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해킹 의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 (자료사진)
국회 정보위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술 간담회 합의사항 중 전제조건으로 간담회 전 자료제공 6가지를 요청했지만 국정원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부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야당이 기술간담회 전 제출을 요청한 자료는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삭제한 것이 시스템이냐 파일인지 몽고 DB인지 여부 ▲삭제한 것이 PC인지 서버인지 여부▲삭제한 데이터의 용량, 목록, 로그기록 ▲복원 데이터의 용량, 목록, 로그기록 ▲삭제 않은 데이터의 용량과 목록 등 모두 6가지다.
이런 요구에 국정원은 '시스템 파일과 몽고DB, 서버를 지웠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고, 복원 데이터는 목록과 로그기록을 제외한 삭제 및 복원 데이터 용량만 제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국정원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파일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임과장이 RCS(원격제어시스템) 삭제기능을 이용했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시스템 파일 삭제는 RCS (프로그램상) 내부 삭제 기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며 "시스템 파일을 삭제하면 시스템이 구동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날 배석한 성균관대 소트프웨어학과 정태명 교수는 "RCS 시스템을 변경할 수 있지만, 시스템과 파일, DB 모두 지웠다는 (국정원 해명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분야 권위자인 정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 과장이 삭제한 파일을 복원하기 위해 일주일을 소요했다는 국정원의 해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