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통적 비수기로 분류되는 7월에도 7대 은행 기준으로 3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은행권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기업 등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321조439억원에서 7월 말(30일 기준) 321조5천709억원으로 5천270억원 증가했다.
이 수치에는 이들 은행이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 방식으로 넘기는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이 제외됐다.
이들 은행의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2조8천483억원)을 포함하면 7월에 실질적으로 증가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조3천753억원으로 훌쩍 늘어난다.
7월 한 달간 3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0년 이래로 처음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 완화 방안이 나오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작년 7월에 2조5천266억원이 증가한 적이 있지만 이사철 비수기인 7월에 주택담보대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실제로 2010년 1조2천344억원, 2011년 1조6천794억원, 2012년 6천795억원 감소하는 등 7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년 연속으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대출이 감소하는 비수기임에도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실수요자 중심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천634건으로, 2006년 실거래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거래량(6천164건)에 견줘 88.7%, 2013년 7월(2천118건)에 비해서는 무려 449.2%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저금리, 전세난, 대출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세난에 내몰린 실수요자들이 주택매매 시장에 뛰어들면서 7월 매매거래량이 5~6월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받을 때 소득심사가 강화되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내년 시행되기 전까지 주택담보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