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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이 여사 방북, 남북대화로 연결했어야"

정치 일반

    박지원 "이 여사 방북, 남북대화로 연결했어야"

    성과 없이 끝난 것은 남북한 모두 책임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 제시, 방북단 참여 불허
    -방북, 성과 없이 끝난 것은 남북한 모두 책임
    -우리정부, 방북을 단지 민간차원의 방문으로 폄하
    -김정은, 이휘호여사 면담하지 않은 것 큰 유감
    -남북대화 연결시키는 고리로 승화시켰어야
    -북한 실상 엿볼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소득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10일 (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지원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 정관용> 어제 성사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못하면서 기회를 잘 못 살렸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 지내셨고 이번 방북에도 함께 하려고 했지만 정부가 허가하지 않아서 가지 못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을 연결합니다. 박 의원 나와 계시죠?

    ◆ 박지원>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정관용> 네, 왜 못 가셨어요?

    ◆ 박지원> 정부에서 허락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왜 그러니까 허가를 안 했냐고요.

    ◆ 박지원> 현역 정치인이라는 이유 때문인데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정치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거기까지 허락을 하지 않는 걸 보면 북측에서는 제가 작년 때 김양건 비서와 원동현 부부장을 만나서 임동원, 박지원 반드시 6.15 관계자들이 함께 왔으면 좋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정부에서 불허했습니다.

    ◇ 정관용> 현역 정치인은 방북하면 안 되나요?

    ◆ 박지원>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제가 할 말이 있고 정부가 정직하지 못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지금 현재 그러한 것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곧 그 내용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 정관용> 지금은 때가 아니다?

    ◆ 박지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직하지 못하다, 정부가?

    ◆ 박지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뭔가 감추는 게 있다는 얘기입니까?

    ◆ 박지원> 감추고 거짓말 하면 안 되죠.

    ◇ 정관용> 그런데 5.24조치 안에 현역 정치인들은 방북 이런 게 안 되도록 원칙이 있죠?

    ◆ 박지원> 거기까지만 얘기하겠습니다.

    ◇ 정관용> 무슨 말씀이시죠? 5.24조치에는 그런 내용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 박지원> 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런데 정부는 5.24조치에 그런 원칙이 있다고 지금 하고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 박지원> 아니요. 그런 구체적인 원칙은 말씀하지 않으시고 어떠한 조건을 내세웠지만 제가 응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어떤 조건을 정부가 제시했는데 박 의원이 안 응했다?

    ◆ 박지원> 네, 거기까지만 말씀하죠. 지금 안 그래도 지뢰 문제로 복잡하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박지원> 대북방송이 시작됐는데 또 다른 남남갈등이 와서는 안 되죠.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정부는 박 의원 방북을 허가하려면 뭔가 조건이 있다고 한 거죠?

    ◆ 박지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건 박 의원이 받아들일 수 없었던 조건이었다.

    ◆ 박지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어쨌든 그건 궁금증이 있습니다마는 지금 때가 아니라고 하시니까. 그렇지만 어쨌든 초청 당사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아닙니까?

    ◆ 박지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노인네께서 가셨는데 왜 일절 얼굴을 안 비쳤답니까?

    ◆ 박지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말씀하신대로 93세의, 우리 나이로는 94세이십니다. 이희호 여사님을 초청하고 많은 대화와 정중한 대접, 여러 가지를 하면서 또 상봉과 면담을 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제가 맨 먼저 SNS를 통해서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건 잘못된 겁니다.

    ◇ 정관용> 글쎄요. 제가 생각해도 초청 당사자인데 그것도 곧 어르신께서 오셨는데 인사도 안 한다. 이건 좀 문제가 있죠. 그렇죠?

    ◆ 박지원> 글쎄요. 그러한 사유로 우리 정부에 몇 가지 문제를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양건 비서는 제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지금 현재 외국에 체재 중이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맹경일 아태 부위원장 모든 안내와 그러한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어떻게 됐든 이희호 여사가 방북함에도 불구하고 막혔던 남북대화를 연결시키는 고리로 승화시켜야 된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박지원> 그리고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런 말씀도 드리고요. 또 실제로 우리가 평양의, 북한의 실황을 좀 볼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은 굉장한 소득이고 특히 우리 홍성규 사진작가는 청와대에서 함께 저희하고 근무를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진을 찍어왔는데 과거에 제가 갔을 때도 그렇고 반드시 차에는 북측 인사가 동승했는데 이번에는 동승도 하지 않고 자유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보장하는가 하면 사진촬영도 전혀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좀 자유로웠다고 하고요.

    ◆ 박지원> 자유로웠다. 이런 것은 북한의 변화를 우리가 실제로 실감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가서 변화된 모습을 보고 왔다, 이런 의미는 있습니다마는 현재 남북관계가 워낙 꼬여 있기 때문에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 볼만한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팎의 기대가 있었지 않습니까?

    ◆ 박지원>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 기대에 사실 정부 당국도 그다음 북한 당국도 다 너무 미온적이었던 거네요, 한 마디로?

    ◆ 박지원> 그러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제가 얘기할 때가 있을 겁니다만 지금은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남북 공히 잘 승화시켜서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에서 또 이렇게 꼬여 있는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우리 남북관계의 갈등도 문제인데 남남갈등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말씀을 아끼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박지원> 저는 늘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보다도 훨씬 진전된 좋은 대북정책이니까 북한에서 여기에 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는데요. 오히려 북측에서는 이번 방북 인사들에게 이명박 정부 때는 그래도 만나서 대화라도 하고 또 싸우더라도 만났는데 이번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심한 거부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 것도 굉장히 새겨볼 만한 일이다,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 정관용> 겉으로는 말씀을 아끼고 계십니다마는 지금 남남갈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지금은 말 안 하겠다, 이런 걸로 유추해 보건대 이번 방북이 별 성과 없이 끝난 주된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박지원> 우리 정부도 있고 또 북한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희호 여사님에게 면담조차도 하지 않은 것은 북측의 책임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 정관용> 한 가지만 더 여쭤보면 이희호 여사께서 북한으로 떠나시는 바로 그날입니다. 지난 5일 우리 정부가 북한 쪽에 ‘고위급 회담하자’ 하는 전통문을 보냈다고 해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지금 접수가 안 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원> 그러한 문제도 수행단에게 북측에서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일체 발설하지 말라 하는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오늘 아침 모 신문, 한겨레신문에 그러한 내용이 보도돼서 확인을 해봤더니 통일부에서 그러한 기사 소스를 가지고 취재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우리 측에서도 즉, 김대중평화센터 측에서도 또 저도 그러한 것을 들은 바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전통문 보낸 건 정부도 지금 인정을 했거든요. 그런 것 즉, 이희호 여사는 가시는데 고위급 회담하자고 또 다른 채널에 제안을 하고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는 아무 메시지가 없다. 그냥 개인적 차원의 방북일 뿐이다라고 규정하고. 이런 건 어떻게 보시냐는 거예요. 충분히 또 있을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 박지원> 자꾸 이희호 여사님의 방북을 민간 차원의 인도적 방문이다, 이렇게 우리 정부에서 폄훼를 시켰습니다.

    ◇ 정관용> 폄하했다.

    ◆ 박지원> 그러면서도 정부에서는 또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 정관용> 그게 뭔지 참.

    ◆ 박지원> 과연 정부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가 어떻게 보면 대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면 그러한 얘기를 구태여 강조할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 제가 지적하는 것입니다. 너무 제가 우리 정관용 교수님한테 빨려 들어가서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니, 전혀 궁금증만 더 키워주시고 별로 하신 말씀이 없어요. 그런데 어쨌든 민간 차원의 인도적 방문이다라고 정부는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는 규정한 것은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 박지원> 정관용 교수께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만.

    ◇ 정관용> 그런데 그 이면에 또 요구가 있었다. 여기까지만.

    ◆ 박지원> 저는 너무 많은 얘기를 해서 이제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언제 하실래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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