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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국방부 장관은 왜 대통령에게 직보하지 못하나?

정치 일반

    [Why뉴스] 국방부 장관은 왜 대통령에게 직보하지 못하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지난 4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가 폭발해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국가안보 컨트롤타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이 터진 4일부터 9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건의 진행 상황을 4차례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건 발생이후 국군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 한 차례도 직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국방부 장관은 왜 대통령에게 단 한 차례도 직보하지 못했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Why 뉴스 전체듣기]

    ▶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는 거냐?

    왼쪽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구 국방장관 (자료사진)

     

    = 그렇다.

    지뢰폭발사고가 일어난 이후 한민구 국방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12일 국회 국방위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직접 전화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북한군의 의도적인 도발이 명백하다고 판단한 이후에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사실이 없느냐?"라고 물으니까 한민구 국방장관은 "제가 직접은 보고 안 드리고 NSC에서 우리 관련된 상황을 보고를 하고 그쪽에서 보고를 드린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 장관은 "대통령께서 NSC를 통해 충분히 적시에 보고를 받으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그렇다면 대통령에게는 언제 보고가 된 거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한민구 국방장관은 "언제 보고가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보고 된 시간은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1차 폭발사고가 7시 35분에 일어났는데 장관은 언제 보고받았느냐? 라고 물으니 "8시 20분에 보고 받았다"고 말했고 "대통령은 언제 보고 받으셨습니까?라고 물으니 "아마… 제가 대통령께서 보고 받은 시간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유 의원이 "장관이 보고 안 합니까?" 라고 물으니까 "아 그것이 동시에 상황계통으로 다 보고가 되고 NSC를 통해서 대통령께서 보고 받으셨을 것으로저는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방부에서는 대통령이 언제 보고를 받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 대통령에게는 누가 보고 했나? 보고가 이뤄지기는 한 건가?

    = 보고는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가 논란이 되니까 설명을 했는데 네 차례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4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최초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몇시에 보고를 했는지 서면으로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폭발 지뢰가 북한의 목함지뢰로 추정된다는 1차 현장 조사 결과가 나온 5일 오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해당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3차보고는 지난 8일 김 실장 주재의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개최 이후 당일 저녁에 이뤄졌으며, 4차 보고는 9일 NSC 상임위 회의에 따른 국방부의 향후 조치 계획 및 세부 결과 보고 등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2차 보고부터는 김관진 실장이 서면과 유선으로 동시에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뢰폭발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통령과 대면보고는 한 번도 없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 국방장관이 군의 지뢰폭발사고를 직접보고 하지 않아도 되는 거냐?

    (사진=TOD 영상 캡쳐)

     

    = 사실 말이 안 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1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에서도 이 부분이 논란이 됐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이런 중대한 상황을 직보하지 않았을까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가안보실장이나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보고 할 수도 있지만은 이렇게 큰 상황을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직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전직 국정원장은 "국방장관이 직보하지 않았다는 건 국가안보와 국토방위 체계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상황은 국방장관이 직접 전화보고를 해야 하고 NSC상황실에서도 바로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방장관은 지휘보고를 하는 것이고 NSC는 상황보고가 되는 것인데 장관의 지휘보고가 정식보고"라고 설명했다.

    육군대장 출신인 백군기 의원은 "이 정도되면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게 안 되는냐? 북한이 지뢰를 매설해서 우리 병사가 다쳤는데 왜 대통령과 통화조차 못하느냐? 대통령과 직접소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를 했다.

    ▶ 폭발사고는 4일에 일어났는데 NSC가 8일에 열렸다는 것도 문제 아닌가?

    사고 조사단장인 안영호 준장이 사고 현장인 통문 북쪽 방향에서 통문 아래쪽 틈으로 손을 넣어 보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진)

     

    = 그렇다. 군은 일단 유사시를 대비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의 도발로 인한 지뢰폭발사고가 일어났는데 5일째인 8일에서야 열렸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군기 의원은 "북한의 목함지뢰로 인한 폭발사고라는 건 4일날 인지가 됐고 8월 5일에는 북한소행으로 인지를 하고도 NSC가 8일날 열렸다는 건 비통한 일"이라면서 "4일날 늦게 밤중에라도 열려야 한다면서 '이게 국갑니까? 정말"이라고 질타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6일에는 국방부 조사단이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로 인한 사고인걸 확인했고 6일 오후에는 정전위원회에서도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걸 확인한 걸로 안다"면서 "아무리 늦어도 6일에는 NSC가 열렸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설명에 따르더라도 6일과 7일 조사를 통해서 북한의 목함지뢰에 의한 폭발이고 이게 폭우로 인한 유실 가능성이 없고 고의적인 매설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주말인 8일에 NSC 상임위를 열었다. 특히 당시에는 이희호 여사가 방북 중이었기 때문에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NSC회의를 열어서 대책을 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NSC 상임위원회에 대통령도 참석하는 거냐?

    2014년 8월에 있었던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 참석하지 않는다.

    NSC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국가안전보장회의법 2조에 "대통령, 국무총리,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 및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원으로 구성한다. 대통령은 회의의 의장이 된다"고 규정돼 있다.

    또 대통령령에는 "행정자치부장관, 국민안전처장관,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국가안전보장회의사무처장(이하 "사무처장"이라 한다) 및 대통령비서실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하는 수석비서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이하 "안보회의"라 한다)의 위원이 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 8일에 열린 회의는 이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아닌 NSC상임위원회다. NSC 상임위원회는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은 국가안보실장이 되고,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 국가정보원장, 대통령비서실장, 사무처장 및 대통령비서실의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위원이다.

    상임위원회의 기능은 "안보회의(국가안전보장회의)의 위임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대외정책·군사정책 및 국내정책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대통령과 총리는 상임위원회 위원이 아니니까 당연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지뢰폭발사고가 발생한 이후 어디에도 존재감이 없다가 10일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표준시' 문제만 비판한다.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를 받아서 알고 있었다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 국군통수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것 아니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그렇다. 국군 통수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NSC가 갖고 있는 게 아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법에 "안보회의는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대외정책, 군사정책 및 국내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대통령의 자문에 응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NSC는 자문기구이지 집행기구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군에서 일어난 사고, 그것도 대치 중인 북한이 지뢰를 매설해 군인이 중상을 입은 사고를 직접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건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헌법 제74조에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명시돼 있고 국군조직법 제6조(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에 "대통령은 헌법, 이 법 및 그 밖의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군을 통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정부조직법 제33조(국방부)에 "국방부장관은 국방에 관련된 군정 및 군령과 그 밖에 군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군조직법 제8조(국방부장관의 권한) 에 "국방부장관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합동참모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을 지휘·감독한다"고 분명하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방장관이 대통령과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았다는 건 국군통수권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한민구 국방장관의 국회답변과 청와대의 이번 사태와 관련된 설명을 보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한민국 장관의 보고를 받고 대통령에게 다시 보고를 하는 옥상옥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 장관 출신이지만 대통령의 참모에 불과하다. 그런데 참모인 국가안보실장이 외교부장관과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과 국정원장이 위원인 국가안전보장상임위원회 위원장도 하고 또 군과 관련된 상황을 보고 받고 지시하는 옥상옥의 그런 이상한 구조가 돼 있는 것이다.

    국가안보실이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만든 조직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능이어야지 지휘라인에 개입하는 건 타당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조직법 제15조(국가안보실)에 "국가안보에 관한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기 위하여 국가안보실을 둔다"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정부조직을 잘아는 전직 고위공직자는 "국무위원들이 위원인 위원회의 장을 참모가 맡는다는 건 이상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는 NSC상임위원회 위원장을 통일부 장관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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