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아, 고개 들어라' 최근 복귀해 12일 케이티와 원정에서 나란히 맹활약을 펼친 한화 정현석(왼쪽)과 최진행.(수원=한화 이글스)
'독수리 군단'이 다시 날아올랐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5위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간 모양새다.
한화는 12일 케이티와 수원 원정에서 13-4 대승을 거뒀다. 롯데와 지난 주말 홈 2연전부터 기분좋은 연승 행진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4연승을 이뤄냈다. 7번이나 문턱에서 좌절됐던 4연승을 이뤄내 팀 사기가 올라갔다. 6위 그룹과 승차는 2경기가 됐다.
특히 한화는 최근 합류한 지원군이 분위기를 끌어올려줬다. 사연이 많은 복귀자들의 활약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뉘우친 최진행, 베테랑-팬들도 '쓰담쓰담'먼저 12일 금지약물 복용 징계에서 돌아온 최진행이 속죄포를 날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 6월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풀린 최진행은 이날 홈런과 2루타를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팬들에게 깊이 고개를 숙여 사죄하면서 진심을 전했다. 팬들도 박수를 보내면서 뉘우친 선수를 안았다.
이에 최진행은 통렬한 장타를 날리며 팬들 성원에 화답했다. 1회부터 2점 홈런을 날리며 팀에 승기를 가져다준 최진행은 2회도 2타점 우익수 쪽 2루타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교체된 최진행은 두 타석뿐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12일 경기 전 최진행과 인사하며 안아준 케이티 베테랑 장성호(오른쪽)와 1회 홈런을 때린 최진행을 포옹하며 격려한 한화 주장 김태균.(수원=MBC 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한화 이글스)
특히 양 팀 베테랑 선수들이 돌아온 최진행을 안아주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경기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경기 전 케이티 장성호가 최진행을 안고 토닥여준 데 이어 한화 주장 김태균도 1회 홈런 뒤 후배의 마음고생을 달랬다.
고의는 없었다지만 최진행의 금지약물 적발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실수도 잘못이라는 점을 깨닫고 다시 그라운드에서 최선과 최상의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11일 1군 명단에 오른 최진행은 "(야유와 비난은) 감수하고 속죄하는 길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다짐했다.
▲'위암' 정현석에 폭스-이용규까지 '부상 극복기'최진행에 앞서 한화는 암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난 감동의 복귀자도 있었다. 바로 위암 수술을 극복하고 돌아온 정현석이다.
정현석은 지난 시즌 뒤 불의의 질병이 발견돼 수술까지 받았다. 이후 8개월여의 눈물겨운 재활 끝에 지난 5일 SK 원정에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날만 안타 2개를 때려내며 감동의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정현석은 7경기에서 타율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타율 4할3푼3리(30타수 13안타) 4타점 6득점을 기록 중이다. 돌아온 존재감만으로도 팀에 귀감이 될 만한데 잘하기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생환만 해달라' 불의의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돼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한화 이용규(왼쪽)와 제이크 폭스.(자료사진=한화)
한화는 이후 돌아올 선수들도 사연이 적잖다. 외국인 외야수 제이크 폭스는 복귀만 해도 반가울 만하다. 나이저 모건의 대체 선수로 온 폭스는 4경기 만에 부상을 입어 5월 23일 케이티전 이후 개점휴업 중이다. 돌아오기만 한다면 특유의 열정적인 플레이로 사기를 올려줄 수 있다.
국가대표 톱타자 이용규도 마찬가지다. 한창 팀의 5강 경쟁 때 불의의 부상을 입은 이용규다. 이용규는 지난달 31일 KIA전에서 종아리 파열 부상을 입기 전까지 타율 3할3푼7리 23도루 79득점을 기록하며 공격 첨병 역할을 했다. 돌아오면 한화로서는 천군만마다. 여기에 2군에서 기량을 회복 중인 미치 탈보트도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유난히 부상과 이런저런 사건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던 한화. 그러나 시즌 후반 사연 많은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팀의 가을야구 경쟁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