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고 외야수 권광민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 코드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005년 4월22일.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고, 지난해에는 FA 자격으로 텍사스와 7년 130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추신수가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의 미국행은 줄을 이뤘다. 최근 10년 동안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향한 아마추어 선수만 20명이 넘는다. 그런데 추신수 이후 단 한 명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다.
그리고 권광민(장충고)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권광민은 시카고 컵스와 계약금 12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컵스는 한국 아마추어 선수와 인연이 깊은 팀이다. 1999년 권윤민, 최희섭(KIA)을 시작으로 권광민까지 총 13명의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했다. 한국-일본을 거친 임창용(삼성)까지 포함하면 권광민이 14번째 한국인 선수다. 이 가운데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간 선수는 최희섭, 임창용이 유이하다.
그렇다면 컵스는 왜 권광민을 선택했을까.
폴 위버 시카고 컵스 스카우터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 코드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장충고 외야수 권광민의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폴 위버 컵스 스카우트는 "권광민은 5툴을 갖춘 선수"라면서 "지난 2년 동안 권광민을 보기 위해 5~6차례 한국을 찾았다. 야구 자체를 즐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열정이 넘쳤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맘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카우트를 하는데. 한국 선수들의 노력을 높게 산다. 또 다른 나라 선수와 달리 어린 시절부터 코칭을 잘 받았다. 경기를 많이 뛰어서 경기를 하는 방법을 안다"고 덧붙였다.
120만달러라는 꽤 큰 금액을 안긴 이유다.
특히 위버는 권광민과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로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폴 오닐을 꼽았다. 오닐은 1994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통산 2107안타를 친 양키스의 스타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잠재력을 인정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