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간단체가 고등학교에 설치된 친일 인물의 흉상을 철거하라며 시위에 돌입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는 18일 오전 7시 30분 경남고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교내에 설치된 안용백 경남고 초대 교장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1인 시위에 나선 민족문제연구소 박기호 부산지부장은 안용백의 친일 행적이 이미 역사적 사실로 뚜렷하게 드러났다며 교내에 세워진 안용백의 흉상을 철거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박 지부장은 "경남고 측이 동상을 통해 안용백이 학교 측에 기여한 긍정적인 면만 강조할 뿐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라며 "안용백은 이미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는 등 학교에 동상으로 남을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는 31일까지 이 같은 내용의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남고는 동상 철거 여부 등은 학교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다.
경남고의 한 관계자는 "안용백의 친일 여부나 동상 철거 여부는 재학생과 경남고 동문회가 견해를 밝힐 문제"라며 "이미 관련 유인물이 배포된 만큼 동문회와 재학생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남고등학교 초대 교장을 거쳐 전라남도 교육감 등을 지낸 안용백은 일제강점기에 조선 총독부의 관료로 일하며 일본의 식민 정책을 선전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친일 행적이 인정돼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 행위 704인 명단에 수록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