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정현 (가수 겸 배우,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주인공)
여러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 모두 아시죠? 의지에 상관없이 이상한 나라에 뚝 떨어진 앨리스의 모험기를 담은 동화였는데요. 2015년 한국판 앨리스가 우리 극장가에 찾아왔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 이상한 우리의 현실을 풍자한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주인공 수남 역을 맡은 가수이자 배우인 이정현 씨는 순수하면서도 또 광기어린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세상을 향한 통쾌한 복수극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배우 이정현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이정현 씨, 안녕하세요.
◆ 이정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 이정현> 네, 반갑습니다.
◇ 박재홍> 영화가 개봉됐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이정현> 요즘에 계속 무대인사랑 관객과의 대화를 하러 거의 매일매일 다니고 있습니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 박재홍> 그렇군요. 영화 보고 관객들이 어떤 말씀을 하시나요?
◆ 이정현> 너무 잘 봤다 하고요. 나이 드신 분들은 되게 많이 우시더라고요. 4, 50대 분들은 많이 우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2, 30대 분들은 약간 충격도 받으면서 굉장히 가슴 아파하고 그러고 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영화 내용이 재건축, 내 집 마련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어른들도 굉장히 영화를 공감하셨던 것 같아요.
◆ 이정현> 네.
◇ 박재홍> 저도 영화를 굉장히 공감하면서 봤는데 전주국제영화제 대상도 받았어요.
◆ 이정현> 사실 저도 전주영화제 때 처음 완성된 영화를 관객들이랑 같이 봤었거든요. 사실 처음에 저는 걱정이 좀 많았었는데, 관객분들이 영화 보시면서, 영화에 빠지셔서 웃으셨다가 막 소리 지르셨다가 우셨다가 이런 표현이 너무 강해서, 그 관객들 반응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서 그걸로 되게 만족했었어요. 그런데 상까지 주셔가지고, 정말 다들 기대 안 했었거든요. 그래서 울고 그랬었어요, 눈물 나더라고요.
◇ 박재홍> 지금도 감격이 남아 있으신 것 같은데요. 제 앞에서 영화 보시던 40대 남성도 소리 한번 지르셨습니다, 이정현 씨 연기를 보면서. (웃음) 어떤 연기인지는 제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 영화 제목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예요. 영화 아직 못보신 분을 위해서 영화 제목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설명을 해 주신다면.
◆ 이정현>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행복해지기가 정말 어렵잖아요. 그런 실상을 좀 더 재미있게 풍자해서 영화로 담았고요. 수남이라는 인물이, 그런 억울함 같은 것을 세상을 향해 풀어 나가려고 하는, 그런 복수극 형태의 영화입니다.
◇ 박재홍> 저는 영화를 보면서 요즘 최고의 스펙을 갖춰도 취업이 안 되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 혹은 저녁이 없는 삶을 살아도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없는 그런 우리 서민들의 삶이 떠올라가지고 굉장히 영화가 가슴 아프기도 하고, 또 ‘우리의 얘기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이정현> 네. 그런 말씀 되게 많이 해 주시고요. 그리고 저는 이 얘기가 좀 30대부터 이해를 하겠구나했는데, 오히려 20대 분들에게 큰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되게 많이 보시고요. 영화의 흐름이 요즘 상업영화 흐름 같지 않고, 뭔가 독특하기도 하고 한데, 굉장히 잘 받아들여주시고 굉장히 새롭게 느끼시더라고요. 그런 반응들 보면서 감사해하고 있고요. 다음 주까지도 계속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거든요, 서울쪽에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너무 재미있어요. 관객들 반응 하나하나를 다 볼 수 있으니까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우리 20대가 공감한다니까 가슴 아픈 얘기기도 하네요.
◆ 이정현> 네, 가슴 아파요.
◇ 박재홍> 이 영화에 노개런티로 참여하셨다면서요?
◆ 이정현> 이 시나리오를 박찬욱 감독님을 통해서 처음 받았거든요. 박찬욱 감독님께서, 근래에 본 각본 중 최고의 각본이라고 극찬을 하셨던 각본이었고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저 뿐만이 아니라요. 그때 영화 ‘명량’을 찍고 있었는데, 명량이 끝난 다음에 명량 제작진들이 전부 다 같이 했어요. CG팀들도 다 그냥 거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같이 했고요.
또, 영화음악은 ‘암살’을 하셨던 김지훈 감독님, ‘놈놈놈’ 음악 하셨던 장영규 음악 감독님을 비롯해서 정말 최고 스테프들이 다 각본을 보고 모여서 거의 다 재능기부 형식이었어요. 그런데 저도 뭔가 이렇게 개런티를 받기가 너무 죄송스러워서 그냥 스테프들한테 돌려드리고, 제작비로 쓰여져서 영화가 더 퀄리티 있게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로 기부를 했는데, 너무 잘 한 것 같아요. 영화 팬들이 영화를, 의미있고 새롭다고 평가해 주시는것 만으로도 기분 좋습니다. (웃음)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주연배우 이정현 (황진환 기자)
◇ 박재홍> 그런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좋은 작품이 나왔고, 이 사회에 좋은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연기하신 수남을 보면 굉장히 아르바이트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항상 오토바이 많이 타고 다니시던데... 오토바이 타시다가 넘어지시거나 혹시 다치시지는 않으셨어요?
◆ 이정현> 제가, 창피한 얘기지만 두발자전거를 못 타거든요. 그런데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도 별로 없었어요. 촬영 들어가기 3일 전에 무술감독님께 가서, 보통은 무술감독님들께 멋있게 무술 연습하고 칼 연습하고 이러는데, 저는 가서 두발 자전거를 연습했고요. 한 반나절 걸려서 넘어지면서 중심 잡자마자 바로 스쿠터를 주시더라고요. 연습현장에서는 계속 실패했었어요. 그런 상태로 현장에 갔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슛 들어가면, 되게 아슬아슬하게 넘어질듯 넘어지지 않게 타다가 컷하면 넘어지고 그랬어요.(웃음) 영화 보시면 스쿠터 타는 장면들이 약간 빨리 돌린 부분들도 있어요. 너무 천천히 타가지고요. (웃음) 스쿠터 덕분에 발목 같은 데 상처가 많이났죠. 멍도 많이 들고요.
◇ 박재홍> 고생 많이 하셨네요. 영화 속에서, 이정현씨가 맡은 주인공 ‘수남’이 내 집 마련을 합니다. 그런데 1억 4000만원인가요?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남편과 울면서 앉아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저는 그 장면을 보고 짠했거든요. 어떠셨어요, 그 장면 찍으실 때?
◆ 이정현> 우리나라의 현실 같아서 가슴 아팠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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