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추가도발이 우려되는 22일 오후 경기 연천군 모처에서 아군의 다연장로켓이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하면서 북한이 포격을 예고하며 대북 확성기의 철거 시한으로 제시했던 22일 오후 5시가 지나갔다.
하지만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전진 배치한 76.2㎜ 평곡사포(직사화기)의 위치를 유지하는 등 확성기를 겨냥한 무력 도발 위협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방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선 일부 지역에서 76.2㎜ 평곡사포가 일부 전개되고 있는 것이 식별되고 있다"며 "그 외 전방 지역에서 포병부대가 갱도나 소속 부대에서 나와 즉시 사격할 수 있는 전개 진지로 나가서 사격준비를 마친 포병들도 많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 포병이) 진지 전개를 한 뒤 사격훈련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며 "우리 군은 전방 북한군 움직임을 샅샅이 보고 있다. 거의 다 파악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고, 격상된 군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기조의 대응 태세다.
76.2㎜ 직사화기는 북한이 지난 20일 서북전선에 포격 도발을 가했을 때 2차 포격에서 사용한 화기로 알려져 있다. 군은 북한이 우리 측의 대(對)포병 레이더로 원점을 파악하기 어렵고, 피해 지역을 최소화할 수 있어 122㎜ 대신 72㎜를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NEWS:right}
앞서 북한은 포격 도발 직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어 "48시간(22일 오후 5시) 안으로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심리전 수단을 전면 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나 도발 다음 날인 지난 21일 오후 4시 1차 대화를 제의한 뒤 우리 측이 회담의 '급'을 놓이라고 역(逆) 제안하자, 남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간 회동으로 화답했다.
우리 측이 오후 3시 이를 수락하면서 남북 접촉이 재개되게 됐고,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