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90년대 문화가 시작된 1990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현재 프로야구 최강팀은 단연 삼성입니다.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최초로 통합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역시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순위 다툼이 치열하지만, 삼성은 예외입니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 삼성은 우승이 없는 팀이었습니다. 전기, 후기리그를 석권하며 한국시리즈 없이 정상에 오른 1985년을 제외하면 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는 했습니다.
그렇다고 삼성의 전력이 약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다른 팀에 비해 강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최근 삼성은 BB아크 등을 통해 유망주 육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당시에는 진짜 막강한 자금으로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방망이도 화끈했습니다.
25년 전 오늘. 그러니까 1990년 8월28일에는 삼성이 프로야구 최초로 선발 전원 안타와 전원 득점, 그리고 전원 타점이라는 새 기록을 쓴 날입니다.
대구에서 삼성-태평양전이 열렸는데요.
1회말부터 삼성의 방망이가 폭발했습니다. 박승호, 강기웅의 안타 등으로 2점을 먼저 냈는데요. 2회말에는 김용국, 정성룡의 연속 안타를 시작으로 13명의 타자가 등장해 총 9개의 안타를 치며 8점을 뽑았습니다. 3회말에는 이만수의 홈런포까지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습니다.
삼성은 결국 21개의 안타와 함께 18-8 승리를 거두는데요. 최종 기록은 51타석 21안타, 6볼넷. 이날 경기 삼성 타율은 4할6푼7리였습니다. 삼성의 방망이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무엇보다 선발 출전한 9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를 쳤고, 득점과 타점까지 기록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 나온 기록입니다. 특히 선발 전원 타점 기록 자체가 지금까지 10차례에 불과하니 얼마나 어려운 기록인지 아시겠죠. 삼성은 앞서 5월31일에도 OB를 상대로 선발 전원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지만, 전원 득점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이 처음 기록한 선발 전원 안타, 득점, 타점 기록은 몇 번이나 나왔을까요.
1990년 8월28일 삼성을 포함해도 총 세 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입니다. 삼성 이후에는 1999년 8월29일 현대가 쌍방울을 상대로, 2002년 9월7일 삼성이 롯데를 상대로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