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삼성의 외야 두 자리는 최형우와 박한이가 고정이었다.그만큼 외야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외야 한 자리를, 그것도 외야의 핵심 포지션인 중견수 자리를 꿰찬 선수가 있다. 바로 박해민이다.
박해민은 삼성의 핵심이다.
삼성은 타격의 팀이다. 팀 타율 2위(3할1리), 팀 홈런 3위(142개)의 방망이를 앞세워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팀 도루 역시 134개로 2위다. 박해민의 공이 컸다. 박해민은 47개의 도루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타격의 팀 삼성에 기동력이라는 무기를 선물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린 1일 NC와 맞대결에서도 박해민의 발이 빛났다. 물론 발을 빛나기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방망이도 일품이었다.
박해민의 첫 두 타석은 연속 삼진이었다. 하지만 허무하게 물러난 타석은 없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잭 스튜어트를 상대로 7구 접전을 펼쳤고, 3회초에는 11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파울만 10개를 때리며 스튜어트를 괴롭혔다. 결국 스튜어트는 5회를 마친 뒤 108개의 투구 수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박해민의 눈이 스튜어트를 조기 강판시켰다. 이미 8월30일 롯데전에서 5⅓이닝을 던진 이민호가 나올 수 없는 NC 불펜에 부담을 떠안기는 플레이였다.
무엇보다 발로 NC를 괴롭혔다. 5회초 번트 안타로 1루에 나간 박해민은 1-3으로 뒤진 7회초 무사 1, 2루에서도 번트 안타로 찬스를 중심 타선에게 이어줬다. NC 투수 김진성이 송구를 주춤한 탓도 있지만, 박해민의 발이 워낙 빨랐다. 이후 삼성은 무사 만루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따는 데 그쳤다. 박해민의 번트 안타가 아니었다면 그 1점도 없었다.
박해민은 8회초 방망이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3-3으로 맞선 8회초 2사 1, 2루에서 최금강을 상대로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가장 빛난 것은 역시 연장 10회초였다. 9회초 이승엽의 2점 홈런, 9회말 NC 이종욱의 3점 홈런이 터지며 들어온 연장. 박해민은 1사 후 안타로 출루한 뒤 나바로의 좌중간 2루타 때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홈까지 들어왔다.
류중일 감독도 "오늘 박해민이 4안타와 좋은 타점, 멋진 주루 플레이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사실 나바로의 적시 2루타로 기록됐지만, 좌익수 김성욱이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였다. 박해민이 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사실상 단타였다. 타구가 짧았던 터라 3루를 돌 때만 해도 무리한 주루로 보였다. 하지만 박해민의 발로 결승점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