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모습(사진=통일부)
북한은 2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관계자들의 발언을 비난하면서 공동보도문에 발표한 '유감표시'는 사과가 아니라는 담화를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어렵게 마련된 관계의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북한은 특히 남북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이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에 대해 이를 '사과'로 해석한 것은 남측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이후 연일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면서도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러한 담화는 대화 분위기를 깨려는 것은 아니고 남한을 압박해 남북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표명' 등 합의한 내용이 북한에서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우려해 합의내용을 부인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높은 수준의 국방위 대변인 담화를 통해 고위급회담 접촉자들의 발언을 비난한 것은 적십자회담과 앞으로 있을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기선을 잡겠다는 의도"로 진단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이 박대통령의 중국방문일자에 맞춰 담화를 발표한 것은 한중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와 통일문제 등 북한과 관련된 발언에 신중해 달라는 숨은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국 측에 지뢰도발 책임이 북한 측이 아니라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 국방위 담화에 맞대응하지 않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국방위의 담화에 대해 "지금은 합의문에 대해서 일희일비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고, 남북이 함께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준수할 때"라고만 밝혔다.
북한 조평통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일에도 대남비난을 중단한채 '북남관계발전에 해되는 언동을 극력 삼가해야 한다'는 등 관계개선을 촉구하는 5건의 글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