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밀 로저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에스밀 로저스(한화)는 한국에 오자마자 열풍을 일으켰다. 데뷔전부터 완투승을 거두더니 5경기에서 완봉승 2회, 완투승 1회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각각 116개, 108개, 123개, 123개, 129개의 공을 던졌고, 결국 8월28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휴식 차원의 1군 엔트리 제외였다.
로저스는 한화 입단전 뉴욕 양키스에서 18경기 33이닝만 던졌다. 가장 길게 던진 것이 4월1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4⅔이닝이다. 주로 패전 처리로 나와 1~3이닝만 던졌다. 비록 5경기라고 하지만,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었다.
휴식 기간 동안 로저스는 3일 퓨처스리그에서 한 차례 실전 투구를 했다. 성적은 3이닝 2피홈런 2실점. 확실히 타자를 압도하던 모습은 없었다.
로저스는 7일 1군에 등록된 뒤 8일 LG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하지만 승리는 없었다. 로저스는 8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했지만, 한화 불펜이 마지막 9회를 막지 못해 승리를 날렸다. 한화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와 원정 경기에서 7-8로 졌다. 이로써 한화는 60승65패를 기록, 롯데에게 5위 자리를 내줬다.
로저스는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실점도 5점이나 됐고, 피안타는 12개였다. 한국 무대로 넘어온 뒤 최다 피안타였다.
3회말에는 박용택에게 홈런도 맞았다. 6경기 만의 첫 피홈런.
최고 구속 155km까지 나왔던 직구 구속도 조금 떨어졌다. 특히 "변화구가 좋은 투수는 처음 만나면 적응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번 상대해봤다"는 LG 양상문 감독의 말대로 주무기인 커브도 자주 공략당했다. 슬라이더도 날카로움이 덜 했다. 탈삼진도 개인 최소인 5개가 전부였다.
물론 수비 실책이 없었더라면 실점은 더 줄일 수도 있었다.
한화 타선은 1회초 김경언의 적시타와 최진행의 3점 홈런으로 4점을 냈다. 2회초에도 김경언의 투수 땅볼로 1점을 추가했고, 5회초에는 이용규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뽑았다. 로저스에게는 넉넉한 점수였다.
로저스도 버텼다. 무엇보다 6회까지 102개를 던지고도 7회초에도 등판했다. 7회초를 공 9개로 막은 로저스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8회초 1사 1, 3루에서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로저스는 내려가지 않았다. 루이스 히메네스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 뒤 오지환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줬지만, 대타 이병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끝이 아니었다. 로저스는 9회초에도 LG 타선을 상대했다. 하지만 대타 채은성에게 던진 3구가 몸에 맞았고, 결국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어 수비 실책 등이 겹치며 로저스의 실점이 5점으로 올라갔다.
1사 1루에서 1루수 권용관이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박정진이 안타를 맞고 로저스의 승계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냈고, 볼넷 3개와 폭투가 겹치며 추가로 2실점해 7-7 동점이 됐다.
결국 연장 12회말 박지규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7-8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