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탄저균 배송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한미합동실무단이 지난달 6일 사고현장인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오산기지 내 생물식별검사실에서 공동조사를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우리 군에 탄저균 백신이나 해당 의료시설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군은 탄저균 배양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일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국방부가 제출한 '생물학전 위협 대비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군은 탄저균 예방백신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생물안전등급(BSL, Bio Safety Level) 3등급 의료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탄저균을 취급할 수 있는 BSL 3등급 '실험시설'은 화생방사령부와 국방과학연구소에는 설치돼 있다. 그러나 환자의 검체를 다룰 '의료시설'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표적 화생방 무기인 탄저균을 유사시 10일 이내 배양해 무기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NEWS:right}
백 의원은 "주한미군은 모든 장병에게 탄저 백신을 6회에 걸쳐 의무적으로 접종하는 반면, 우리는 예방 백신조차 없다"며 "또 서울 내 대학과 병원 등 9개가 있는 생물안전 3등급 의료시설이 군에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화학전·생물학전에 대비한 '생물독소감시기'가 민간 지역에 설치되지 않는 점도 백 의원은 지적했다. 생물독소감시기는 2017년까지 군의 주요 기지와 청와대에만 설치될 예정이다.
백 의원은 "생물학전은 민심을 교란할 목적으로 실시된다. 공격이 예상되는 주요 인구밀집 지역에도 감시기가 설치돼야 한다"며 "북한이 대량의 생물학 무기 생산능력을 갖춘 이상, 국방부가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