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열한 5위 경쟁 속에서 3연패 위기에 빠진 한화 김성근 감독.(자료사진=한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SK의 시즌 최종 16차전이 열린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경기 전 김성근 한화 감독(73)은 취재진에게 이날 선발 투수로 김민우를 낸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이날 선발은 안영명으로 예상됐다. 지난 5일 두산전 2이닝 무실점 이후 출전이 없었던 터였다. 더욱이 김민우는 10일 SK전에서 7회 등판했다. 비록 공 4개만 던졌지만 출전한 투수가 다음 날 선발로 나서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 후반 나설 투수가 없다"면서 "안영명을 불펜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영명이 선발로 나서도 6이닝밖에 던질 수 없다"면서 "지금은 경기 후반을 책임질 투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화의 절박한 마운드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화는 시즌 중반까지 돌풍의 주역이던 필승조 '박-권-윤' 트리오가 부상으로 이탈했거나 부진에 빠져 있다. 윤규진은 어깨 통증으로 1군 명단에서 제외됐고, 권혁은 최근 10경기 1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9.00,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불혹의 박정진도 최근 10경기 ERA가 5.23에 달한다.
2군에서 힘을 보태줄 지원도 사실상 끊긴 상황이다. 김 감독은 "아침마다 (2군 코칭스태프에) 전화해서 물어본다"면서 "그러면서 누가 공이 좋고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아예 '1군에 올릴 선수가 없다'는 대답이 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대를 모았던 우완 박한길(21)도 함흥차사다. 김 감독은 "오른 무릎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박한길은 임경완, 마일영을 방출하면서 1군에 등록시킨 유망주.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던져 야신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올해는 더 1군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돌아올 야수들도 전력에 큰 보탬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외야수 고동진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3연패에 상당히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오늘도 김태균이 손목이 좋지 않아 빠진다"면서 "타선을 어떻게 짜야 할지 지금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앞에 3개 팀이 있다"는 말을 하던 김 감독은 "SK가 한화에 0.5경기 차로 뒤져 있다"고 취재진이 정정해주자 "그러냐. 아예 순위도 보지 않고 있다"고 희미하게 웃었다. 다만 "누구와 경기에 전략적으로 초점을 맞출 때가 아니다"면서 "매 경기 '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