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결함으로 3차례 수리 반복…업체측 "교환 내부 검토 중 차량 부숴 당혹"
11일 오후 광주의 벤츠 판매점에 앞 도로에 검은색 벤츠 승용차가 서 있다.
이 수입차는 '벤츠 S63 AMG' 모델로 값이 2억여원에 이른다.
주인 A(33)씨는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를 꺼내 갑자기 차를 부수기 시작했다.
야구 방망이가 차량의 강성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자, A씨는 골프채를 다시 꺼내 유리창, 차체, 헤드라이트 등을 산산이 박살 냈다.
2억원짜리 벤츠는 A씨가 골프채를 휘두를 때마다 '푹푹' 거리는 소리를 내며 찌그러졌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영문 모를 상황에 어리둥절하게 쳐다봤다.
이 같은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 상에 나돌며 그가 고급 수입차를 부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12일 어렵사리 수소문해 만난 A씨는 "차가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상황이 3번이나 반복됐는데도 판매점 측이 교환해주기로 한 약속을 어겨 화가 났다"고 밝혔다.
A씨의 주장은 이렇다.
올해 3월 A씨는 광주의 한 벤츠 판매점을 통해 2억 900만원 가격의 차를 '리스'로 출고했다.
이 차는 어느 날 갑자기 주행 중 시동이 꺼졌다.
다행히 저속 주행해 큰 사고는 없었지만, 시동이 꺼진 차는 조향장치가 움직이지 않고 제동장치가 먹통이 되는 등 작동불능 상태가 됐다.
단순 결함을 의심한 A씨는 차를 20일동안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 프로그램 등을 업데이트했다.
그러나 다시 시동 꺼짐 현상이 주행 중 반복됐고, A씨는 40일 동안 또 한 번 수리를 맡겼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재발하면 교환해주겠다는 약속을 업체측에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3개월여째 운전하던 지난 9일 부산에서 광주로 가던 A씨의 차는 언덕길에서 또다시 시동이 꺼졌다.
주변에 다른 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A씨가 재빠른 응급 대처로 다시 시동을 걸기는 했으나 차에 타고 있던 임신한 아내와 다섯 살 아들은 깜짝 놀라 거의 실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RELNEWS:right}
더는 참을 수 없던 A씨는 11일 차를 구입한 업체를 찾아가 항의하며 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교환을 확답해줄 대표이사가 출장 중이다"며 답을 주지 않았다.
2시간여 승강이 끝에 참지 못한 A씨가 결국 차를 부순 것이다.
A씨는 "목숨을 위협하는 결함 차량을 교환해주지 않겠다고해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겠다 싶어 부쉈다"며 "보증서상 교환사유가 되는 만큼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 벤츠 판매점 관계자는 "교환이 안 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교환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