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모형 권총으로 사격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14일 국회 안정행전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시작 초반부터 여야 위원들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강신명 경찰청장의 업무보고가 끝난 직후 유대운(새정치민주연합) 위원의 첫 질의였다.
유 위원은 지난달 서울 은평경찰서 소속 군경합동검문소에서 발생한 총기 오발 사고로 박모 상경이 숨진 것과 관련해 경찰의 총기관리 태만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강신명 경찰총장에게 모의 권총을 쥐어주고 "권총 발사 과정을 경찰 규정에 따라 직접 시연해보라"고 주문했다.
강 청장은 모의 권총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꺼내 발사하는 모양을 취하라는 유 의원의 요구에 엉거주춤 가만히 있었고, 여당 위원들 사이에서 "뭐하는 짓이냐", "경찰총수에게 무리한 것을 요구한다"는 고성이 쏟아져 나왔다.
강기윤 위원(새누리당)은 의사진행 발언을 자청해 "14만 경찰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경찰 총수에게 무슨 짓을 하는거냐"며 "경찰에 대한 모독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위원과 같은 당 동료인 문희상 위원도 "유대운 위원의 요구가 이해는 되지만 여기에서 (논란을) 끝내는 게 맞다"며 "국정감사라도 경찰청장에게 그런 식의 시연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은 또 "유대운 위원이 경찰의 총기 사고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시연을 시도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흔쾌하게 사과하는 게 좋다"고 거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청래 위원(새정치민주연합)은 유대운 위원의 시연 요구가 적절했다고 발언하려다 진영 안행위원장에게 제지당했다.
조원진 위원(새누리당)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니 정회를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경찰청 국감 초반 긴장감은 팽팽했다.
유 위원은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14만 경찰 앞에서 총수를 망신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군 의무를 충실히 하다 현장에서 사망한 의경과 그 부모님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충정으로 말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진영 위원장은 "문 위원이 동료 의원인데도 잘 지적했고 유 위원도 총수에 대한 권위 손상이 아니라고 말했으니 여기서 논란을 끝내자"고 중재하며 약 15분간의 설전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