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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AS 뉴스] 말벌집 사망 소방관, 그 후…

     

    <김현정의 뉴스쇼="">가 새 코너 'AS 뉴스'를 통해 '뉴스 그 후'를 짚어냅니다. 한번 반짝 다루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후 정말 무엇이 변했고 또 그때 그 사람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계속 관심을 두고 살피는 작업입니다. [편집자 주]

    - 소방관 사망 후에도 보호복 지급 無
    - 말벌용 보호복? 양파망 쓰고 출동
    - 소방장갑, 아직도 지급 안 해…
    - 문제 반짝 다뤄져도 변화 없어… 사람들 몰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현직 소방관)

    화요일 이 시간에는 '뉴스의 그 후'를 전해 드리는 시간 애프터서비스 뉴스, AS 뉴스를 준비했습니다. 한 번 다루고 잊어버리는 뉴스가 아니라 그 뉴스 후에 과연 무엇이 변했는가 짚어보는 그런 코너입니다. 오늘 우리가 그 후를 점검할 뉴스는 바로 말벌 소방관 사망 사건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시죠? 지난 9월 초의 일입니다. 말벌집을 제거해달라는 신고를 받고 소방관이 출동을 했는데요. 그 말벌에 쏘여서 2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그런데 보호복이 부족해서 입지 못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 기가 막혔죠. 그 후에 뭐가 좀 달라지고 있을까요? 어떤 움직임이 있기는 한 걸까요? 소방관 한 분을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소방관님, 나와 계십니까?

    ◆ 소방관>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사건을 다시 한 번 좀 더듬어봐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경남 산청에서 말벌집 제거해 주세요, 신고가 들어왔어요. 몇 분이 출동하신 거예요?

    ◆ 소방관> 보통 4명 정도가 출동을 하거든요.

    ◇ 김현정> 4명? 그 정도 인원이 필요하군요, 말벌집 제거하는데.

    ◆ 소방관> 말벌집 하나가 큰 건 사람 몸통만 해서 수백, 수천마리가 그 안에 들어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말벌이라는 게 쏘이면 치명적이어서 보호장비는 당연히 가지고 갔으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 소방관> 저희가 팀당 보호복이 1벌 정도 지급이 되는데. 그러다보니까 방호복을 못 입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부족해서, 한마디로. 쉽게 말해서 입고 싶어도 못 입는 상황.

    ◆ 소방관> 댓글 보니까, 안전불감증이다, 소방관이 왜 그러냐, 그런 부분에 억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런 댓글 많았어요. 소방관이면 말벌이 위험한 걸 아는데 왜 옷도 안 입고 그러고 자연상태로 갔느냐, 이런 얘기가 많았는데.

    ◆ 소방관> 총 안 주고 전쟁에 나가라고 했으니, 저희는 억울한 마음뿐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 사건 전에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겠네요.

    ◆ 소방관>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면 대부분 벌에 쏘였고요. 한 번은 비슷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와서 119 불러서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우리는 왜 지금까지 그런 일이 종종 벌어지는 건 몰랐을까요?

    ◆ 소방관> 저희가 다 쉬쉬하는 분위기. 어찌 보면 부끄러운 내부 문제라서 감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사망까지 가니까, 순직까지 하는 상황이 되니까 그제서야 뉴스로 이슈가 된 거군요.

    ◆ 소방관> 맞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그 후에 좀 변화가 있어야 되는데. 뭔가 상황이 달라질 조짐이 있습니까?

    ◆ 소방관> 그 사건 터지고 나서 조심하라는 지침은 내려왔고요.

    ◇ 김현정> 지침은 내려왔고.

    ◆ 소방관> 알레르기 검사를 해서 보고를 하라는. 그리고 심한 병이 있으면 보고를 하라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알레르기 검사 하셨어요?

    ◆ 소방관>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왜 안 하셨어요?

    ◆ 소방관> 남들도 다 안 하고 이상 없으니까.

    ◇ 김현정> 검사 안 하고 그냥 이상 없다고 체크하셨다고요? 왜 그러셨어요?

    ◆ 소방관>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 되는데 (업무에서 빠지고 병원에 가면) 인원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어차피 그냥 하는 요식행위거든요. 위에서 책임을 면하려고 하는 거고. 저희도 그 뜻을 알고 있기 때문에 늘 하던 대로 그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결국은 소방관 개인이 벌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검사해서 문제 있는 사람은 알아서 빠져라… 그리고 나아가 요식행위가 아닌가 다들 그런 느낌을 받으셨다는 거군요.

    ◆ 소방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정말 제대로 알레르기 체크를 했다고 했다면, 소방본부에서 뭔가 나서서 병원에, 의료기관에 연결을 시켜준다든지, 시간을 빼주다든지, 이런 구체적인 것도 함께 따랐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소방관> 그렇죠. 업무 조치를 해 주고 병원을 지정해 줘야죠.

    ◇ 김현정> 그거 하나뿐입니까? 알레르기 검사, 알레르기 체크해라. 이 공문뿐입니까?

    ◆ 소방관> 현장 대응 지침이라고 해서 메일로 다 쏴주더라고요.

    ◇ 김현정> 제일 핵심은 보호장비잖아요. 그런 보호장비는 좀 늘어난다고는 하나요?

    ◆ 소방관>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심하라는 말뿐입니다.

    ◇ 김현정> 혹시 중앙본부에서는 움직임이 있는데 우리 소방관님이 모르시는 건 아닐까요?

    ◆ 소방관>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일선에서 어느 정도 소식이 들리기 마련이고요. 하다못해 공문으로 예고라도 했을 텐데,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 김현정> 전혀. 그러면 지금도 말벌 신고. 지금 말벌철이잖아요. 말벌 신고 들어오면 그냥 4명 중에 1명 정도 그 옷 입고 나가는 거예요? 나머지는 무방비로?

    ◆ 소방관> 양파 껍질 그거 머리에 뒤집어쓰고, 불 끌 때 쓰는 방화복 입고.

    ◇ 김현정> 불 끌 때 쓰는 방화복. 말벌용 전용 보호복이 아니라. 방화복 입으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세요? 어떠세요?

    ◆ 소방관> 불편하기도 하고 그 방화복도 벌이 쏘거든요. 뚫고 들어옵니다.

    ◇ 김현정> 방화복도 뚫고 들어와요.

    ◆ 소방관> 그런데 안 입은 것보다는 나으니까 맞아도 좀 덜 아프죠.

    위 사진은 해당기사와 관련이 없음(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세상에, 그런 현실이군요. 그냥 방화복이라도 입고 그래도 쏘여도 좀 덜 아프게 하는 정도의 그야말로 미봉책. 저는 사실 이 뉴스 보면서 몇 가지 뉴스가 더 떠올랐어요. 뭐냐 하면, 지난해 저희 뉴스쇼에서 가장 먼저 문제제기 했던 건데, 소방 장갑이 부족해서 소방관들이 개인적으로 해외 직구로 소방 장갑을 사고 있다, 이 뉴스. 정말 충격적이었거든요. 제가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옵니다마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잘 지급받고 있어요?

    ◆ 소방관> 아직까지 지급받은 적 없고요. 그러니까 그 뉴스 이후에 고맙게도 시민분들이 연예인 팬사이트나 이런 데서 모금을 해서 주시더라고요. 뉴스 보니까 원주의 어떤 아주머니는 풀빵을 팔아서 돈을 기부하셨거든요. 취업준비생도 돈 모아서 줬다, 이런 얘기가 들리더라고요. 저도 소방 장갑은 아니고 비슷한 장갑을 시민들의 기부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시민들은 기부하는데 그러면 중앙에서 체계적으로 바뀌는 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 소방관> 다른 지역은 모르겠는데 저는 받은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받은 적 없으세요? 그러면 지금도 직구하는 소방관들이 아직도 계세요?

    ◆ 소방관> 중고 매매 사이트 같은 데 보면 서로 많이 하더라고요.

    ◇ 김현정> 중고 매매 사이트에서 소방 장갑을 주고받고, 직구하고 여전히 그렇다. 제가 뉴스쇼를 한 1년간 쉬었는데. 그전에 이 뉴스를 전해 드렸었거든요. 그러면 지금 1년이 지났다는 얘기인데. 그대로라는 얘기예요?

    ◆ 소방관> 저희가 지자체별로 흩어진 소방서이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힘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위에서도 힘없는 사람에게 베풀려고 하지 않는다는, 기본 마인드 자체가 이런 장비 같은 걸 베푼다고 생각을 하니까, 없으면 없는 대로 저희가 해 왔잖아요. 그런가 보다 하고 냅두는 거죠.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해 보면, 전쟁과 재난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기구인데. 최일선에 있는 게 군, 경찰, 소방관 아닙니까? 뉴스에서 나오는데 수류탄 터져서 죽고, 매 맞고, 벌어 쏘여서 죽고. 제대로 일을 하게 해 주자라는 게 바람입니다. 사고를 당했으면 치료해 주고 지원해 주고, 문제가 생기면 고치고 재발방지하고. 기본만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기본이라도 좀 지켜달라. 말벌 제거하러 갈 때 최소한의 보호장비만이라도 갖추고 갈 수 있게 해 달라.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우리가 이렇게 호소하고 있는 게 좀 이상하기도 하네요.

    ◆ 소방관> 전쟁터에 나갈 때 총 하고 총알은 주십사 하는 거죠.

    ◇ 김현정> 소방관님, 힘내시고요. 저희도 계속 관심 가지고 이 뉴스 계속해서 쫓아가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소방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에프터서비스 뉴스, 소방관 말벌 사망사건 그 후를 짚어봤습니다. 사전에 녹음을 한 거고요. 취재원 보호를 위해서 저희가 음성을 변조했다는 점, 여러분께 말씀을 드리죠.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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