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주민단체 회원들에게도 청첩장과 문자 발송
- 일면식 없는 이들 당혹.. 안 가도 부담, 가도 부담
- 5겹줄로 늘어선 하객들.. 한쪽에서 봉투 쓸어담아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 을이 부담 느끼면 '갑질'
- 구청장 징계할 방법 없어, 주민 소환 유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지역 주민),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서울 영등포 구청장이 지난 주말 자녀의 결혼식을 올리면서 자그마치 1900여명에게 청첩장을 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제 하루 종일 여론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구청쪽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다, 지역에 오래 살다 보니 아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 또 결혼식장에 실제로 온 사람은 900여 명뿐이었다 이런 해명을 했죠.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까 지역주민들의 얘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수십 명과 저희가 통화를 했는데, 모두들 상당히 격앙돼 있었습니다. 다만 인터뷰를 할 경우에 어떤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해서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시더라고요. 단 한 분이 인터뷰를 하겠다고 나서셨습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하죠.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말로 청첩장을 1900장 돌린 게 맞나요?
◆ ○○○> 이게 각 직능단체 회원들한테도 돌렸다,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청첩장을 받았다, 저는 많이 봤고요.
◇ 김현정>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받았다면 주변에 어떻게 이런 사람한테까지 보내라고 하는 어느 정도까지 목격하셨어요?
◆ ○○○> 제가 들은 얘기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있고요. 통장연합회, 자율방재단, 자율방범,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새마을문고, 새마을 부녀회, 청소년지도협의회 상당히 많아요. 각 동별로 한 15개씩은 있습니다, 이게.
◇ 김현정> 그러니까 거기의 회원들이라는 건 다 주민들이네요.
◆ ○○○> 그렇죠. 그러니까 각 동 15개 단체가, 단체별로 한 평균 20명씩 있다고 해도 저희가 18개 동입니다. 그런데 이게 단체장들한테 보낸 건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그 회원들은 청장을 알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청첩장 보내서 부담을 느낀다 주로 이런 이야기들이죠. 일부 청첩장을 보내고 나서 또 문자 발송을 했더라고요. 이런 행사를 있으니까 참석을 해라.
◇ 김현정> 그렇게 그러면 얼굴도 모르는 회원들한테까지 청첩장과 문자가 갔다면 1900명 넘을 수도 있겠네요, 그 구가 크잖아요.
◆ ○○○> 그렇죠. 그러니까 몇 장 보냈는지는 확인을 할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그 결혼식장을 다녀온 분들의 결혼식장에서 본 것들을 종합해 보면 대충 어느 정도겠구나 이런 감이 오실 텐데요.
◆ ○○○>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줄을 서서 다섯, 여섯 줄 서서 이렇게 축의금을 냈다. 그러면서 어떻게 밥 먹을 엄두도 못 내고.
◇ 김현정> 엄두도 못 내고.
◆ ○○○> 또 명색이 구청장인데 5만원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이런 데 많은 부담을 느꼈다.
◇ 김현정> 구청장의 해명으로는 1900장 보냈지만 실제로는 900여 명밖에 안 왔다, 별로 안 왔다던데요.
◆ ○○○> 그건 좀 얘기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상당히 자리가 넓습니다, 공군회관이라는 곳이.
◇ 김현정> 결혼식장이 공군회관이었어요?
◆ ○○○> 예. 상당히 자리가 넓은데 그만큼 많은 분들이 참여를 했기 때문에 이게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자기가 왔다는 설명, 말은 할 수도 없을 정도로 한쪽에서는 봉투를 받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됐다.
◇ 김현정> 인산인해라고 다들 똑같이 얘기를 한다 이 말씀이시죠. 이게 처음 있는 결혼식입니까? 이 구청장이 혹시 첫째 혼사예요?
◆ ○○○> 아니요. 지난번에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첫 번째는 제가 갔었거든요.
◇ 김현정> 첫째가 따로 있고. 둘째군요. 그때는 혹시 어땠습니까?
◆ ○○○> 네. 그때도 청첩장 보내고 문자 보내고 이번과 비슷하게 이렇게 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청첩장을 1900장 돌렸다, 그런데 왜 돌렸냐고 하니까 모르는 사람한테는 안 보냈다, 내가 워낙 오래 살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많아서 그랬다고 하는데. 그럼 이 부분은 해명이 틀린 건가요?
◆ ○○○> 물론 그 분이 이 지역에서 오래는 살았지만 제가 들은 얘기로는 일면식도 없는데 청첩장이 왔는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 저한테 물어보는 분들도 있었으니까.
◇ 김현정> 그러면 일면식도 없는데 그런 분들은 안 가면 안 됩니까?
◆ ○○○> 그래서 안 간 분들도 많이 있겠죠. 다 갔다고 볼 수는 없겠죠.
◇ 김현정> 그래도 부담은 느끼는 건가요?
◆ ○○○> 그렇죠.
◇ 김현정> 모이면 뭐라고들, 지역 주민들 다 이 얘기만 하신다고 하던데 무슨 얘기들을 하세요?
◆ ○○○> 참여를 안 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솔직히 우리가 가서 이렇게 한들 그분이 우리를 알겠냐. 그냥 청첩장만 보낸 거지. 그러니까 저도 참 답답합니다. 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구청장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한 번, 두 번도 아니고. 그래서 주민들은 그렇습니다. 구청장 정도 되면 조용히 이렇게 자기 아는 사람들만 하고 좀 절제를 하면서 해야 되는데 주민들한테 이렇게 알려서 이렇게 해야 되느냐. 원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역 주민 한 분 만났습니다. 선생님, 오늘 제보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청첩장. 위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사실 이분의 증언보다도 더 심한 이야기들을 저희가 취재 중에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다들 그러니까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을들인 거죠. 그래서 인터뷰에 응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는 사실, 알려드리고요.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위 공무원인 구청장이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을 불러서 이렇게 큰 결혼식을 해도 되는 걸까요? 특이한 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유식 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장유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서 지역 주민 얘기 어떻게 들으셨어요?
◆ 장유식> 언론에 좀 나왔었던 구청 측의 해명하고는 다른 목소리였던 것 같고 많이 흥분하신 것 같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이분보다 훨씬 흥분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요즘에 갑질, 갑질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이건 구청장 갑질 같기도 하고 이런 느낌도 들어요.
◆ 장유식> 사실 그런 부분에서 을이라고 생각되는 분들이 심적으로 부담을 느꼈다 그러면 그게 정서적으로는 당연히 갑질에 해당하겠죠.
◇ 김현정> 그런데 공무원법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구청장은 그 공무원법에 제재 안 받는다는 게 사실이에요?
◆ 장유식> 그러니까 이게 구조적으로 공무원행동강령 17조 위반인데 거기에 대해서 위반했을 때는 징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청장은 선출직이고 정무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구청장을 징계할 방법은 없는 거죠. 그러니까 현재로써는 주민소환이나 차기 선거에서의 유권자의 심판.
◇ 김현정> 그것밖에 없군요.
◆ 장유식> 그걸로 대체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국민들이 기분 나쁘고 이게 아니다, 이게 고위 공직자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주민소환하거나 다음 선거까지 한참 남았는데 기다릴 수밖에 없는.
◆ 장유식> 과거에는 구청장과 같은 선출직에 대해서도 징계를 하는 법안이 제출된 적도 있는데요. 지방자치의 기본 정신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그건 채택되지 않았고 현재는 주민소환의 형태로 도입이 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구청장이 이렇게 뭐랄까요. 자신의 업무를 이용해서 이런 일을 하는데 아무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건.
◆ 장유식> 현행 제도상으로는 말씀드렸듯이 주민소환 제도가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거밖에 없는.
◆ 장유식> 징계라고 하는 건 단체장이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단체장이 스스로 징계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상위기관에서 해야 되는데. 만약 상위기관에서 한다면 지금 행정자치부가 해야 되겠죠. 그런데 행정자치부가 선출직 구청장을 징계한다고 하는 것은 자칫하면 이제 지방자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제도는 도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혹시 이런 사례가 이 구청장만의 아주 특수한 사례입니까? 현장에서 보시면 어때요?
◆ 장유식> 옛날부터 세도가의 애경사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물론 그런 게 정서이기는 합니다마는.
◆ 장유식> 그래서 최근에는 오히려 그런 것을 염려해서 아주 조촐한 그런 행사를 치르는 분들도 많이 있죠.
◇ 김현정> 그리고 그런 게 있기 때문에 법으로도 규제하고 그렇게 하지 말자 캠페인도 하고 작은 결혼식 또 업무상하고 특별히 관련된 경우에는 더 조심하자 이런 분위기 아니었습니까?
◆ 장유식> 그래서 공직자들의 처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그런 때죠. 그리고 갑을간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이 워낙 높기 때문에 공직자들이 먼저 조심을 했어야 되는 문제인데. 좀 안타깝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런 사례들을 더러 보세요?
◆ 장유식> 언론에 보도된 것도 좀 있고요. 지금 이 같은 경우에는 결혼식이라고 하는 걸 통해서 자기 영향력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조심스러우신 것 같아요, 지금 말씀하시기가. 그렇죠. 사실은 우리가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어떤 사례들만 따져봐도 이런 것도 있었지, 저런 것도 있었지. 나도 모르게 부담 느꼈던 이런 것들이 있었지. 아마 떠오르실 겁니다. 지금 구청장 측에서는 계속 같은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돌린 사람들은 다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결혼식에 실제로 참석한 사람은 9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주민들 얘기는 좀 다르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건데요. 만약 구청장 측에서 반론 인터뷰에 응한다면 저희 마이크 열어놓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장유식 소장님, 고맙습니다.
◆ 장유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여연대의 행정감시센터의 장유식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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