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11시 15분쯤 대구 육군 모 부대 신병교육대 훈련장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중사 1명이 숨지고 훈련병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진=대구CBS)
군 당국은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 폭발 사고를 일으킨 로트번호(제조번호)의 수류탄 5만 5000여발을 전부 시험에 쓰는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로트번호가 다른 수류탄에 대해서도 기준의 2배 이상 표본을 선정해 조사하는 등 안전성을 높이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18일 "이번 사고와 관련된 2005년도 제작 수류탄을 더 이상 군에서 쓰지 않는다는 전제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병사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전부 다 시험탄으로 사용해 없앤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대구 육군 50사단에서 폭발사고를 낸 것과 동일한 로트번호를 지닌 수류탄은 2005년 8만 1270발이 생산됐다. 이 가운데 2만 5948발이 사용됐고, 나머지 5만 5322발은 육군이 보유하고 있다.
이 로트번호의 수류탄은 지난해 해병대 신병교육 과정에서도 폭발사고를 냈는데, 해병대는 보유량을 다 사용해 잔량이 없다.
군은 5만 5322발을 전량 회수해 1000발은 폭발시험을 하고, 다른 1000발은 부품·지연제 분석 시험에 쓸 예정이다. 나머지는 신관을 떼어내 신관 폭발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내년 3월까지는 모든 시험을 마치고 최종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해병대 사고 뒤 실시된 기술시험에 비해 조사인원은 3명이 늘어 10명으로 구성됐다. 또 이전과 달리 유가족 1명 등 참관인원 6명을 참여시켜 조사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50사단 사고 이후 수류탄 사용을 중지시킨 군은 다른 로트번호를 지닌 수류탄들의 안전성이 확인된 이후 수류탄 투척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사고 수류탄을 제외하면 동종 수류탄들의 로트번호는 68개로, 총 300만발 이상을 군이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