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가짜 향수를 국내로 밀반입 한 뒤, 해외 유명 향수로 둔갑시켜 29억 3천만원 상당을 판매한 일당 17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사진=부산CBS)
중국산 가짜 향수를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둔갑시켜 국내 최대 인터넷 마켓에서 판매해온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내 최대 오픈마켓에 올라와 있는 한 명품 향수 판매 광고글. 해외에서 직수입한 정품인데 이른바 '땡처리'를 하면서 가격의 30~50%까지 세일을 한다고 적혀 있다.
샤넬, 불가리, 랑방, 디올 등. 정품가가 10여만원이 훌쩍 넘는 제품 가격이 절반 수준이라는 소개 글에 소비자들은 앞다퉈 구매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수사결과 이 제품들은 중국산 가짜 향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중국산 가짜 향수를 해운 배송으로 밀반입한 뒤 국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주동자 2명을 구속하고, 판매계정 대여자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 중국 현지 브로커 1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중국 광저우 현지 브로커를 통해 가짜 향수 2만7천2백여개를 국내로 밀반입한 뒤 정품 가격의 30~50%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전국에 29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이들 일당이 챙긴 부당이득은 6억 3천만원에 이른다.
특히, 구속된 전국 유통업자 A(32)씨 등 2명을 판매 명의자 9명을 별도로 모집해 유령 계정을 만든 뒤 계정별로 서로 다른 가격을 올려 판매 경쟁을 시키는 수법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했다.
게다가 가짜 상품이라는 사실이 발각돼 소비자가 신고해도 계정명의자나 통장 명의자만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을 노려 교묘히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했다.
{RELNEWS:right}이들이 판매한 가짜 향수는 공병, 라벨, 쇼핑백, 게다가 향수 내용물의 향기 또한 정품과 거의 흡사해 소비자들이 '짝퉁'제품이라는 것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판매하기 위해 보관 중이던 가짜향수 8종, 4천2백여점을 현장에서 모두 압수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박용문 대장은 "이번 사례와 같이 실제 판매자가 숨긴 채 오픈 마켓에서 짝퉁 제품을 판매할 경우, 책임을 묻기 어려운 만큼 오픈마켓의 개정 개설 요건을 엄격히 할 필요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유통실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위조품에 대한 실시간 판매 제한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