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려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임대인들의 전세보증금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부동산중개업법 위반 혐의로 신모(50)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신씨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11월까지 파주시 금촌동에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차려놓고 임대인 1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5억 7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다른 사람의 명의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려 부동산 중개사무실은 운영했다.
당시 신씨는 임차인들이 전세를 선호하고, 임대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점을 범죄에 이용하기로 계획했다.
신씨는 임대 매물로 나온 주택에 대해서 임대인에게는 월세계약서로,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서로 각각의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했다.
임대인들에게는 지정한 날짜에 임차인이 송금한 것처럼 월세를 지급하는 수법으로 A씨는 17명에게 5억 7천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빼돌렸다.
신씨의 범행은 지난 2013년부터 신씨가 임대인들에게 월세를 더 이상 지급하지 않으면서 발각됐다. 이로 인해 임대인들은 전세보증금을 모두 날리고 거리로 내쫓겼다.
당시 신씨에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려준 민모(65)씨는 부동산중개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한 신씨는 약 2년간 은신처와 일터만을 오가며 감기가 걸려도 병원에 가지 않은 채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신씨는 지난 22일 오후 4시 30분 대구의 한 시장에서 검거됐다.
신씨는 "빼돌린 돈은 사채업자들에게 모두 갚아서 남지 않았다"며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하지만 사채업자의 연락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씨가 빼돌린 돈을 사채업자에게 모두 넘겼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피해금을 환수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반드시 집 주인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한 후 도장을 날인하는 등 세입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