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호야, 기다려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9월의 MVP로 선정되며 생애 첫 월간 수상의 기쁨을 누린 SK 외야수 정의윤.(자료사진=SK)
가을야구를 향한 '비룡 군단'의 질주를 이끌고 있는 SK 정의윤(29)이 생애 첫 월간 MVP에 올랐다. LG를 떠난 뒤 최고 거포로 성장한 옛 동갑내기 동료 박병호(넥센)도 이루지 못한 이적 첫 해 MVP다.
정의윤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일 발표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9월의 MVP에 선정됐다. KBO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총 28표 중 16표(57.1%)를 얻어 NC 투수 잭 스튜어트(5표)와 에릭 테임즈(3표)를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2005년 데뷔 후 정의윤의 첫 월간 MVP 수상이다. 정의윤은 9월 한 달 26경기 출전, 타율 4할2푼2리(90타수 38안타) 9홈런 23타점을 올렸다. 월간 최다안타 1위에 홈런, 출루율(4할9푼5리) 2위, 타율과 장타율(8할1푼1리), 득점(24개) 3위다. 이 기간 SK는 15승11패로 5위를 달리며 가을야구에 근접했다.
정의윤은 부산고 졸업 뒤 미래의 LG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10년 전 계약금 2억3000만 원에 2차 3순위로 입단했다. 그러나 첫 해 8홈런이 최다였을 정도로 성장세가 저조했다. 지난해까지 만년 유망주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다 올해 SK로 이적한 이후 비로소 잠재력이 폭발했다. SK 유니폼을 입은 57경기에서 타율 3할4푼6리(185타수 64안타) 14홈런 44타점을 올리며 비룡 군단의 4번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마침내 첫 MVP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는 같은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박병호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매년 한번씩 통산 4번째 KBO 월간 MVP에 올랐지만 이적 첫 해는 아니었다.
박병호 역시 엄청난 기대 속에 2005년 정의윤과 함께 LG에 입단했다. 1차 지명에 계약금 3억3000만 원을 받은 박병호도 LG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 하다 2011년 넥센 이적 후 꽃을 피웠다. 그해 8월부터 51경기 타율 2할6푼5리(185타수 49안타) 12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의윤의 이적 첫 해에는 살짝 못 미친다.
박병호는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홈런-타점왕 3연패를 이루며 대한민국 자타 공인 최고 거포로 성장했다. 올해는 KBO 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고, 역시 최초의 홈런-타점왕 4연패를 바라보고 있다. 정의윤의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정의윤은 MVP 상금 200만 원과 함께 100만 원 상당의 타이어뱅크 타이어 교환권을 받는다. 2일 NC와 문학 홈 경기를 앞두고 두둑한 보너스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