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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KCC 김태술·하승진이 연출한 '공포의 6분'

    김태술이 6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노-룩(No-look)'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1쿼터 막판쯤 투입해서 상황을 볼 겁니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김태술이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소집을 마치고 돌아왔고 신장 221cm의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 역시 대표팀 소집 기간이 끝나면서 다시 KCC 유니폼을 입었다.

    6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는 두 선수의 복귀전이었다. 추승균 KCC 감독은 경기 전 둘을 일단 주전에서 제외하고 상황에 맞게 투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수가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비교적 여유있는 상황에서 둘을 투입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KCC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김태술과 하승진은 이날 KCC의 '구원투수'였다.

    KCC는 1쿼터 막판 4-13으로 뒤졌다. 전자랜드는 수시로 수비 전술을 바꿔 상대에 혼란을 줬다. 전자랜드의 외곽포가 평균을 해준 반면, KCC의 득점은 침묵했다.

    추승균 감독은 1쿼터 2분19초를 남기고 결단을 내렸다. 김태술과 하승진을 동시에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KCC에게는 마법같았던 6분이 시작됐다.

    KCC는 이때부터 2쿼터 첫 4분까지 총 6분 동안 전자랜드의 득점을 2점으로 묶는 사이 무려 22득점을 퍼부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26-15, KCC의 리드로 바뀌었다.

    KCC가 6분 동안 야투 14개를 던져 9개를 성공시킨 반면, 전자랜드는 같은 6분 동안 야투 14개를 시도해 1개 성공에 그쳤다. 하승진의 높이를 의식한 탓인지 3점슛을 무려 8개나 던졌지만 단 한번도 림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리카르도 포웰이 1쿼터 막판 연속 5득점으로 포문을 열었고 2쿼터 초반에는 안드레 에밋의 득점이 폭발했다.

    김태술과 하승진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태술이 들어가자마자 전자랜드의 지역방어를 위협하는 날카로운 패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태술은 2쿼터 초반 스틸에 이은 속공, 리바운드 이후 속공 등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수차례 선보였다.

    하승진이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존재 만으로 전자랜드는 게임 플랜을 바꿔야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하승진이 2대2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다. 대신 팀에 1대1을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하승진의 장점이 극대화된다"고 경계했다.

    에밋은 상대 수비가 하승진을 경계하는 사이 빈 공간을 잘 공략했다. 하승진이 아예 상대 빅맨을 골밑으로 밀어넣어 에밋이 손쉽게 득점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면도 있었다. 또 전자랜드는 하승진의 높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골밑에서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에게 불운도 있었다. 전자랜드는 하승진이 방어하는 선수를 외곽으로 나오게 해 스크린을 서게 했다. 하승진의 수비 범위는 넓지 않다. 슈터가 스크린을 타고 주춤하는 하승진을 앞에 두고 슛을 던지는 공격 패턴을 썼다. 그러나 슛은 계속 불발됐고 점수차는 계속 벌어졌다.

    이렇게 6분이 흘러갔다. KCC는 2쿼터 막판 전자랜드에 외곽포를 얻어맞고 2점 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끝내 상대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KCC는 전자랜드를 73-58로 꺾고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2011-2012시즌 이후 무려 1,311일 만에 달성한 5연승이다. 이로써 KCC는 6승3패를 기록, 전자랜드(5승4패)를 공동 3위 그룹(울산 모비스)으로 밀어내고 단독 2위가 됐다. 1위는 8승1패의 고양 오리온.

    김태술과 하승진의 출전 시간은 모두 20분 내외로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임팩트는 컸다. 특히 4쿼터 초반 김태술의 장거리 패스를 받은 하승진의 덩크는 전주실내체육관을 뜨겁게 달군 완벽한 복귀 신고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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