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교육부가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공식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당은 국정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여론몰이에 나섰고, 야당은 국정화에 반대해 대여투쟁에 돌입하는 등 정국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 與 여론전 돌입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간문제"
새누리당과 교육부는 11일 당정협의를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위원들은 현행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문제 등을 들어 국정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당정협의 뒤 브리핑에서 "당정협의에서 특위 위원들은 현행 검인정 체제에서 좌편향되고 왜곡된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균형잡힌 역사교과서를 만들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나, 구체적인 결정 시기 등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은채 의견만 청취했다. 하지만 몇시간 뒤인 이날 저녁 교육부는 전격적으로 다음날인 12일 오후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이라고 만 밝혔지만 사실상 국정화 결정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당정협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강력한 국정화 의지를 확인한 뒤 자신감이 생긴 교육부가 예정대로 국정화를 강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은 그동안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책회의 등 공개회의와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의 개별 발언 등을 통해 국정화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나섰다.
그러다 국정화 결정이 임박해진 최근에는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조직적으로 국정화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특위 위원은 "교육부의 고시가 나오는 것과 관계없이 현행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사례집을 발간하고 각종 공청회, 세미나 등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하필 총선 앞두고' 새누리당내 반대의견도다만 당 내부에서조차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불러올 후폭풍을 우려한 반대기류가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의중을 쫓아 당 지도부가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지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2년전인 지난 2013년 11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여의도연구소는 당시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과 해법'이라는 제목의 정책리포트에서 "국정제는 하나의 관점만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론으로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이념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꺼내든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야권이 결집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 측의 한 관계자 역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시대착오적이고 과거회귀라는 야당의 프레임이 국민들에게는 더 설득력있게 들릴 것"이라며 "국정화로 촉발될 이념논쟁이 내년 총선까지 가지 않기 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발빠른 대응나선 野 "모든 수단 동원 저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사진=윤창원 기자)
실제로 그동안 당 내분으로 지지층 분열의 빌미를 제공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계기로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대여투쟁에 돌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국정화 관련 긴급 대책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황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와 입법투쟁, 그리고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