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 현대차 SUV 산타페 운전자 A씨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다 주차돼 있던 다른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사고 차량은 차량 가액이 3억원에 달하는 최고급 외제차인 벤틀리였고 후면 범퍼가 찌그러진 수준이었지만 총 수리비가 무려 2억원에 달했다.들었던 보험은 대물배상 가입금액이 1억원에 불과해 결국 A씨는 피해운전자에게 1억원을 자비로 추가 지급해야 했다.
이처럼 외제차가 크게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한 택시기사는 "지나가다 외제차만 봐도 가슴이 벌렁거린다"며 "실제 외제차와 사고가 나서 돈을 다 물어주고 택시회사에서도 해고된 동료들이 종종 있다"고 전했다.
외제차 사고에 따른 보험료 지출로 자동차 보험 업계의 적자 또한 매년 가중돼 보험업계에도 큰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제차 등 고가차의 보험료를 할증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수리비가 전체 차량 평균의 120%를 넘는 차종에 대해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 보험료를 3~15% 할증하면 고가 수리비 차량의 자차 보험료가 약 4.2% 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사고시 수리기간 동안 지원되는 렌트 차량을 같은 외제차가 아닌 동급의 국산차로 하고, 수리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1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제 발표를 했다.
전 연구위원은 "운전자의 물적 손해 1원당 보험료를 따져보면 저가 차량이 1.63원으로 고가 차량 0.75원보다 2.2배 높아 저가 차량의 운전자가 고가 차량 운전자의 손해를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산차 8종, 외제차 38종엔 15% 할증"먼저 전 연구위원은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 보험료를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차량 모델별 수리비가 전체 차량의 평균수리비의 120%를 초과할 경우, 비율에 따라 단계별로 특별할증 요율을 신설해 보험료를 더 부과하자는 것.
국산차 322개 차종과 외제차 40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 고가 차량 특별요율 부과안을 보면 수리비가 평균의 120% 초과~130% 이하일 때 3%, 130~140%에 7%, 140~150%에 11%, 150% 초과에 15%를 적용한다. 이에 따른 고가 수리비 차량의 자차 보험료 인상률은 4.2%다.
총 인상액은 807억원 규모이며 그 중 대부분인 782억원이 150% 초과에 해당하는 국산차 8개, 외제차 38개 차종에 부과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전 연구위원은 경미한 사고에 대한 수리기준을 규범화함으로써 무조건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근절하자고 주장했다.
◇ 렌트카, 동급 국산차량으로 해야특히 수리비보다 더 과중하게 청구되고 있는 고가 차량의 렌트 기준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준약관의 렌트차 지급 기준을 현행 '동종차량'에서 '동급의 차량'으로 바꿔 외제차를 동급의 국산차로 렌트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가액 670만원의 노후 벤츠차량 사고에 1억원이 훌쩍 넘는 신형 벤츠로 렌트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NEWS:right}전 연구위원은 또 경미한 사고에 대한 수리기준을 규범화함으로써 무조건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근절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특히 부품교체율이 일반업체보다 2.8배 높고 부품가격이 국산차보다 4.6배 비싼 외제차량에 대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디자인보호법 저촉 문제 등으로 표류 중인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활성화해 수리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은경 교수도 "대물사고의 담보와 관련해 자동차모델에 따른 손해빈도 및 평균 손해금액 등을 기준으로 보험요율(위험율)에 차이가 있게 하는 방안"고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세미나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