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혈의 누'.
우리는 이인직이 쓴 최초의 신소설이라고 배웠다. 청일전쟁 때 시련에 빠진 조선의 소녀를 일본군이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완용의 비서였던 이인직은 조선을 팔아먹은 주역 중 하나다.
'혈의 누'가 <만세보>에 연재된 시점은 1906년 7월 22일. 이토 히로부미가 대한제국 초대 통감으로 부임한 직후이다.
결국 '혈의 누'는 "일본이여~ 빨리 우리를 구출해달라"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씌어진 것.
이후 데라우치 마사타케 육군대장이 3대 통감으로 부임하자 이완용의 지시를 받은 이인직은 통감부 외사국장 고마쓰와 한일합병과 관련한 비밀 협상을 시작한다.
그는 나라를 팔아먹는 대가로 "일제가 귀족 작위와 은사금을 주겠다고 하자 '대단히 관대한 조건'이라며 좋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방 이후 우리 국사와 국어교과서는 이인직을 최초의 신소설을 쓴 선각자로만 가르쳐왔고 그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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